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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국가에서 성교육 책이 19금 유해물?" 한국 정부 비판한 스웨덴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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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유 국가에서 성교육 책이 19금 유해물?" 한국 정부 비판한 스웨덴 작가들

입력
2024.06.24 14:56
수정
2024.06.24 15: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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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윤위, '일단, 성교육...' 유해물 판정 소식에
스웨덴 작가 연합 성명 "민주주의 원칙 위배"
작가 "청소년 권리 침해하는 심각한 실수"

스웨덴 최대 작가 단체인 스웨덴 작가 연합 소속 작가들. The Swedish Writers Union 홈페이지 캡처

스웨덴 최대 작가 단체인 스웨덴 작가 연합 소속 작가들. The Swedish Writers Union 홈페이지 캡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간윤위)가 스웨덴의 청소년 성교육 책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를 '청소년에게 유해한 간행물'로 지정하자 스웨덴 작가들이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스웨덴 작가연합은 스웨덴 정부가 공인한 성교육 전문가가 쓴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원제 Respect)'에 대한 간윤위의 판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1893년 출범한 스웨덴 작가연합은 스웨덴 출신 작가 3,400명이 가입한 스웨덴 최대 작가 단체다.

한국에선 19세 미만 구독 불가...해외에선 18개국 출간

간윤위는 지난달 일부 국내 시민단체가 '음란·유해도서'라고 주장한 성교육 도서 68권에 대한 심의 끝에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만 청소년유해간행물로 결론 냈다. 책은 '19세 미만 구독 불가' 상태로 청소년에게 판매 금지됐다. (관련기사 ☞ 한국일보 2024년 5월 16일 자 '금서가 된 스웨덴 성교육책...우수도서는 어떻게 '유해물'이 됐나) 책을 번역 출간한 문예출판사는 간윤위 결정에 불복 의견을 내 재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저자 인티 차베즈 페레즈는 문예출판사로부터 이 같은 소식을 듣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레즈는 한국일보에도 "간윤위가 결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한국 청소년의 건강한 성을 위해 도움이 될 교육 기회를 저버리는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스웨덴 작가 연합도 안야 가투 회장 이름으로 "(한국 정부는) 19금 도서 지정 조치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 같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에서 어떻게..."

책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의 표지.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문예출판사 제공

책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의 표지.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문예출판사 제공

스웨덴 작가연합은 "(한국 정부 결정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출판은 자유로워야 하며, 도서 금지는 한국과 같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소년이 독립적으로 책을 읽고 스스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리는 청소년이 강력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작가연합은 "포괄적인 성교육은 청소년에게 해롭지 않으며, 오히려 성교육이 건강에 대한 다양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세계보건기구(WTO)의 입장"이라며 "젊은이들은 자신의 성, 성 건강, 성 권리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때 성행위 시작을 늦출 가능성이 크고, 더 안전하고 존중하는 성관계를 실천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유네스코(UNESCO)가 2018년 발표한 국제적 성교육 규범인 '포괄적 성교육'을 이론적 배경으로 하며, 미국, 독일, 일본 등 18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간윤위는 유해간행물 결정문에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적시하는 대신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한 대목 70여 곳을 첨부했다. 성기, 성행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거나 동성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문구와 삽화들이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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