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부모 '빚투' 논란 이후 6년여 만 첫 공식석상
"피해자들께 진심으로 죄송" 눈물의 사과...활동 재개 나선 이유는
마이크로닷은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EP앨범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 겸 간담회를 개최했다. 뉴시스
래퍼 마이크로닷이 눈물의 사과와 함께 활동 재개의 의지를 다졌다. 부모의 '빚투' 논란 이후 6년 만이다. 여전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싸늘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이번 공개 사과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마이크로닷은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EP앨범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 겸 간담회를 개최했다.
마이크로닷은 새 앨범을 통해 자신의 진솔한 감정들을 전하는 한편, 힙합 아티스트로서 한층 성숙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갇혀 있던 또 다른 자아를 새 앨범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에 진심으로 죄송, 후회와 반성 많이 했다"...눈물의 사과
마이크로닷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부모의 '빚투'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뉴스1
마이크로닷의 이번 쇼케이스는 개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8년 부모의 '빚투' 논란이 불거진 뒤 6년 만의 첫 공식석상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1998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중 친인척 등 14명에게 약 4억 원 가량을 빌린 뒤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해당 논란에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던 마이크로닷은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였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사기 혐의로 기소된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각각 징역 3년,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출소 지난 2021년 뉴질랜드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복역을 마치면서 변제에 대한 법적 의무는 사라졌지만 부모가 진 빚은 마이크로닷이 대리 상환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빚투'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섣부르게 부모를 감싸는 식의 입장을 밝혔던 데 대한 후회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닷의 음악 활동은 계속 이어졌다. 2021년 그는 한 차례 앨범을 발매하며 복귀 의산을 타진한 데 이어 지난 2023년과 올해 초 몇 차례 신곡을 발매했다. 하지만 그를 향한 비판 여론은 여전했고, 그의 작업물들 역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이날 긴장감이 가득한 얼굴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마이크로닷은 "다시 이렇게 기자님들과 여러분들 앞에 인사하게 돼 참 많이 떨리는 마음이다. 사건 이후에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저의 부모님과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시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라며 두 번에 걸쳐 90도 인사를 한 뒤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먼저 만나서 그분들께 먼저 사과를 드리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저의 첫 대응에 대해서도 참 많은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 참 어리석었던 행동이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리숙했다. 죄송하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인생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들도 있었는데 동시에 많은 부분들을 깨닫고 저를 성장케 한 시간이었다. 삶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한 마이크로닷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그 시간들이 지금 뿐만 아니라 미래에서도 미래에도, 그리고 제 앨범 작업에도 밑거름이 됐다. 궁금하신 부분들이 많으실거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간담회를 통해 진솔하게 말씀드리겠다. 또 저의 새 앨범도 열심히 준비해왔으니 응원해주시는 마음으로 들어달라"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부모의 1심 판결 이후 발매한 앨범에서 타이틀 곡 '책임감'으로 당시의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던 그는 "그 때 오해들이 조금 있었고 어린 마음에 어린 마음에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제 입장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 어리숙했던 부분인 것 같다"라며 당시 섣불리 음악을 통해 입장을 밝혔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 중"...직접 밝힌 근황과 6년 만 공개 사과 이유
'빚투' 논란의 주체가 본인이 아닌 부모인 상황에서 당시 갑작스럽게 사태를 맞이했고, 6년여 간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 못했던 마이크로닷의 심경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당시) 많은 힘들었던 기억들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연 뒤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나. 저 정말 간절히 기도만 했다. 이걸 받아들일 수 있게 기도를 했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누구의 편을 안 듣고 이걸 해결해 나가는 데이만 헌신했던 것 같다. 그런데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심으로 기도만 해나가면서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아무한테도 죄송해서 연락을 못 드렸다. 민폐일 것 같기도 했고 제가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 멘붕이 왔다. 누굴 먼저 만나야 할지도 몰랐다"라며 "그런데 이후 실형 선고가 되고 피해자분들을 알게 되면서 (변제 및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또 다양한 곳에서 봉사 활동도 많이 했다. 그 과정을 통해 함께라는 의미가 제 마음에 새겨졌다. 현재는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거기서도 새 식구가 생겼는데, 같이 기도도 하면서 마음이 열린 것 같다"라는 근황을 덧붙였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닷은 이날 6년 만의 공개 사과에 나선 이유도 밝혔다. 그는 "사실 대중분들이 차가운 시선을 주시고 계시지만 원래부터 저의 마음은 '피해자분들께 사과가 먼저'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대중분들께도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는 심경을 전했다.
2021년 출소 이후 뉴질랜드로 추방된 부모와의 연락 여부에 대해 "종종 연락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 그는 "부모님 역시 지금은 굉장히 후회하고 계신다"라며 '빚투' 사건과 관련한 부모의 심경을 일부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마이크로닷은 법정에서 확인된 총 10명의 피해자 중 9명과 합의를 마친 상태다. 그는 "나머지 (피해자) 한 분은 만나뵀지만 아직 합의를 못 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 사과에 나선 배경도 해당 피해자에 대한 변제 의지와 맞닿아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걸(쇼케이스) 함으로서 그분도 많이 불편해하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도 "이걸 통해서 꼭 사과를 드리고 싶고 이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분께도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지금 돈이 없는데 (피해자에게) 돈을 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2025년까지 차용증을 쓴 상태인데, 그 분께 돈을 드리기 위해서는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기회라도 소중하게"...활동 재개 의지 드러낸 마이크로닷, 향후 활동 계획은
마이크로닷은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EP앨범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 겸 간담회를 개최하고 활동 재개의 의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6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심경을 밝힌 마이크로닷의 신곡 '변하지 않아'는 그가 지키고 있는 변치 않는 신념에 대한 곡이다.
이날 현장에서 신곡 무대를 공개한 마이크로닷은 "상황이 변하더라도 저의 꿈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바뀌지 않는다는 신념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변하지 않아'는 엠넷 '쇼미더머니 777'의 준우승자 루피와 디보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닷은 "저의 노래에 참여해주시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용기내 주시고 노래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피처링에 나서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사건 이후의 마음가짐도 담겨있다. 하지만 듣는 사람들이 너무 무겁지 않게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곡을 만들었다"라고 덧붙인 뒤 "응원을 줄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활동 재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그가 말하는 향후 활동 계획은 무엇일까. 마이크로닷은 "어떤 기회가 되던 간에 작다 할지라도 소중하고 신중하게 임하며 열심히 노력해 나갈 마음"이라며 "앞으로 걸어가는 길에 지나간 시간들, 진행 중인 시간들, 있었던 시간들 모두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방송 출연 등의 활동에 대해서도 "만약 기회가 제게 주어진다면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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