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공개로 협박 시달려" 주장
관련 진정·고소 110여 건 달해
밀양시장, 25일 사과문 발표 예정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돼 온라인에서 신상 정보가 공개된 9명이 경찰에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 고소·진정 110건 접수
24일 밀양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A씨 등 9명은 전날 경찰서를 찾아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유튜브와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과 신상이 공개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를 주장했다.
경찰은 진정인들을 조사하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영상 등을 확인해 입건 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퍼지면서 이에 따른 고소·진정도 증가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전날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 건에 달했다. 다만 개인별 복수 신고가 많아 실제 진정·고소인 수는 신고 건수보다 훨씬 적다.
내용은 '가해자의 여자친구로 잘못 소개됐다', '유튜버가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다. 경찰은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유튜브 영상 및 커뮤니티 게시글로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이 이뤄졌다"는 가해자 신고에 따라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의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방심위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정보를 삭제하거나 접속을 차단하려면 커뮤니티나 사이트 운영진의 의견진술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밀양시장, 지역사회 대표해 사과문 발표
밀양 성폭행 사건 논란이 확산하자 안병구 밀양시장은 25일 지역사회를 대표해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 시장은 밀양시 내 80여 개 사회단체와 함께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하고 성범죄 근절과 인권 친화적 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밀양시 관계자는 "20년 전 사건이라는 이유로 사과와 치유를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반성이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가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인권 친화적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밀양 지역 고등학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단 10명만 기소했고, 다른 20명은 소년보호시설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는 공소권 상실 처리되는 등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은 최근 몇몇 유튜버가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재조명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판결문이 공개되고 사건과 관련 없는 인물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피해가 발생해 '사적 제재'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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