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출시 호요버스, 세빛섬서 이벤트
넷이즈는 한국 서버 운영
텐센트는 '왕자영요' 한국 시장에 재출시
고품질 타이틀로 국내 시장 공략 강화
텐센트·넷이즈·미호요 등 중국의 주요 게임사들이 한국에 신작을 쏟아내며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등 그동안 주를 이뤘던 방치형·캐주얼 게임이 아닌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고품질 타이틀이라는 게이머들의 평가 속에 국내 게임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이 한때 중국 시장을 평정했다가 주춤하는 사이 안방에서 실력을 키운 중국 게임들의 거센 도전에 맞닥뜨리게 된 것.
미호요의 글로벌 브랜드인 호요버스는 7월 4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젠레스 존 제로'를 동시 출시한다. 이미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등을 앞세워 한국 내에서 오랫동안 인지도를 높였던 호요버스의 새 작품으로 화려하면서도 하기 쉬운 액션 게임을 추구한다. 2022년 한국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때부터 국내에 시연판을 알리며 큰 관심을 모았다.
넷이즈게임즈가 다음 달 10일 전 세계에 출시 예정인 '원스 휴먼'도 주목받고 있다. 멸망한 세계관 안에서 재료를 모아 도구를 만들고 괴물과 싸우며 살아가는 '오픈월드 생존' 종류의 게임이다. 서구 시장을 겨냥했지만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러스트' '팰 월드' 등과 유사해 마니아층 사이에선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한국 시장을 위한 '현지화'에 공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호요버스는 '원신 2022 여름 축제'가 열렸던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젠레스 존 제로'의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한다. 황란 호요버스 한국지사장은 20일 진행된 언론 간담회에서 "한국 게임 시장은 호요버스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넷이즈는 대규모 다중 접속 온라인(MMO) 게임을 즐기는 한국 게이머를 위해 한국 전용 서버를 갖추고 게임 내 메뉴와 아이템 설명 등을 한국어로 만드는 작업도 거의 끝냈다고 한다.
"공격적 광고에 품질까지 갖춰 마니아층 사로잡을 듯"
이미 한 차례 실패했던 게임도 한국 시장의 문을 또 한번 두드린다. 텐센트게임즈의 글로벌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는 20일 한국 시장에 '왕자영요'의 글로벌판 '아너 오브 킹즈'를 정식 출시했다. 왕자영요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다중사용자 온라인 대전(MOBA) 게임으로 '펜타스톰'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판이 나온 적이 있지만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그럼에도 텐센트는 전 세계 아너 오브 킹즈의 E스포츠 팀을 지원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한국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 게임사들이 적극 공략 움직임에 한국 게임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연초 중국 게임 제작사가 만든 '버섯커 키우기'와 '라스트워: 서바이벌'이 한국 MMO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국내 앱마켓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이들 게임은 마케팅 공세를 등에 업은 측면이 컸다. 반면 새 게임들은 대형 게임사가 끌어올린 개발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 신작이다.
한국이 모바일 영역을 넘어 새로 개척 중인 콘솔(게임전용기기) 영역에서도 중국의 만만찮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여러 서구 게임쇼에서 극찬을 받은 게임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은 8월 개인용컴퓨터(PC)와 플레이스테이션을 바탕으로 한다. 조만간 출시가 예상되는 '팬텀 블레이드 제로'와 '마블 라이벌즈' 등도 앞서 선보인 한국 게임사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나 출시를 앞둔 펄어비스 '붉은 사막'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한국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 등 비즈니스 모델에 의존하며 국내 게임 시장에 안주하는 동안 중국 게임사들이 오히려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면서 "비슷한 게임만 내놓는 것보다 신규 지식자산(IP)을 발굴하고 연구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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