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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전지 분리막 손상되면 1000도까지 열폭주도...물로는 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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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전지 분리막 손상되면 1000도까지 열폭주도...물로는 꺼지지 않아

입력
2024.06.25 04:30
수정
2024.06.25 05:56
2면
0 0

리튬 일차전지, 밀도·전압 높아 알칼리 전지 대체
양극재·음극재 접촉하면 화학 반응...열폭주 현상
대부분 기업, 이중·삼중 화재 안전 장치

원통형 배터리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원통형 배터리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3층짜리 공장에서 불이 난 아리셀이라는 업체는 리튬 이온 일차전지 제조 업체로 알려졌다. 리튬 이온 전지는 최근 배터리 산업이 발달하면서 쓰임새가 많아졌지만 다른 배터리에 비해 화재 위험성은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건물 2층에는 3만5,000개의 리튬 이온 전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 이온 전지는 리튬이나 리튬 혼합물을 양극재로 사용한다. 수명이 길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리셀이 만든 일차전지는 흔히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이차전지와는 다르게 한번 방전되면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없다.

재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리튬 이온 일차전지는 에너지 밀도와 전압이 높고 수명이 길어 원통형 알칼리전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전지가 알칼리전지다. 리튬 이온 일차전지는 스마트그리드 계량기, 무전기 등 군수용품, 통신 장비, 전자태그(RFID) 장치, 의료기기 등에 많이 쓰인다. 반면 이차전지는 충전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전기차, 스마트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주로 활용된다.


분리막 손상 시 열폭주 현상으로 화재 위험

리튬 이온 전지 개념도.

리튬 이온 전지 개념도.


일차전지와 이차전지의 사용처는 다르지만 과학적 원리는 비슷하다. 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성되는데 전지 속 리튬 이온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액체로 된 전해질을 타고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든다.

이때 양극재와 음극재가 만나지 못하게 나누는 역할을 분리막이 한다. 분리막은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이온만 통과할 수 있다. 이차전지에서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움직이면 충전되고 반대로 음극에서 양극으로 돌아가면 방전되면서 전기 에너지를 낸다. 이차전지는 방전 후 충전을 통해 500~2,000회 다시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열이 나면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난다. 배터리 내부에 불이 나면 안전 장치인 분리막이 파손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양극과 음극의 화학 반응이 커지면서 눈 깜짝할 새 1,000도 넘게 온도가 치솟을 수 있다. 이를 업계에서는 열폭주 현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주변 배터리 역시 화재로 인한 손상과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화재를 진압해도 다시 불이 붙는 재발화의 위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날 화성소방서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를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 중 배터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불완전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을 화재 원인으로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는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 공정과 제품 품질을 갖추기 위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배터리 화재는 물로 끄기 어렵다. 열폭주 현상 등으로 쉽게 불길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와 소방 관련 업계는 배터리 때문에 불이 나면 진압할 수 있는 냉각 기술, 소화액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배터리 공장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대체로 화재 예방 시설을 철저히 갖추고 제조 공정마다 안전 점검 절차를 이중 삼중으로 만들어놓았다.

한 대기업 계열의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화재에 대비해 공장 내 특수 소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제조 공장 인력을 대상으로 화재 대응 비상 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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