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최소 22명이 사망하는 인명 참사가 발생했다. 11개 동 중 3동에 쌓아놓은 배터리 셀 하나가 폭발해 걷잡을 수 없는 연쇄 폭발로 이어졌다고 한다. 배터리 3만5,000개가 보관돼 있었다고 하니, 대체 공장 안전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던 것인지 의문이다. 화재 원인은 물론, 노동자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어제 오전 화성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3층짜리 배터리 공장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아 소방당국의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진입에 성공했다. 화재 직후부터 현장에서 연락 두절된 실종자들이 안타까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2층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타국에 와서 힘들게 일하던 무고한 이들의 희생이 참담할 따름이다.
아직 근무 환경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3동에 배터리 완제품 3만5,000개가 한꺼번에 보관돼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하나의 폭발이 연이은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리튬전지는 폭발 위험이 높은 데다 물로 진화가 어려워 마른 모래나 팽창 질소 투입을 고려해야 해서, 즉각 진화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더욱이 내외장재가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어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장에 쌓인 생산품에서 일어난 불길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본질적으로 인재(人災)일 수밖에 없다. 우선은 배터리 보관 방식 문제점이나 규정 위반이 없었는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배터리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돼 생산이 늘어나는데 안전매뉴얼이 얼마나 갖춰졌는지, 당국의 감독은 제대로 이뤄져 왔는지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근로자 관리와 인솔이 위기대응 원칙대로 지켜졌는지도 밝혀야 한다. 정규직과 당일 일용직이 섞여 있었다는 진술로 볼 때, 현장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돼 탈출 통로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희생된 목숨을 살릴 수는 없지만, 합당한 책임자 처벌과 피해자 배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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