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 강 위로 떠오르는 일출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해와 맞닿은 강원 양양군 남대천 수변공원을 찾았다. 이곳은 봄이면 바다에서 강으로 회귀하는 황어 떼와 가을이면 연어 떼들로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강물만 고요히 바다를 향해 흐른다. 가끔은 작은 물고기들이 무언가에 쫓기듯 수면을 박차고 뛰어오르지만 금세 수면은 판판한 유리창처럼 매끄러워진다.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자 붉어진 하늘이 강물을 물들였다. 어느 순간 강물과 하늘이 하나가 되자 말로만 듣던 ‘강 위로 떠오르는’ 남대천 일출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해돋이를 감상하던 중 강 위에 가로놓인 다리에서 굵은 물방울이 떨어지자 잔잔한 수면에 파문이 일었다. 작은 원형 파동은 넓게 퍼져나가며 흩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정신이 점점 아득해져 무언가에 홀린 듯 한참을 쳐다봤다.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파문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겼다 사라진다. 우리들이 내뱉는 말과 사소한 행동이 파문을 일으키고 순식간에 파장이 되어 퍼져나간다. 때로는 기쁨과 위안을 주지만 때로는 갈등과 대립을 초래한다. 작은 물방울이 물 위에 떨어지며 생기는 파문처럼,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주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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