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3년간 18조 원 이상의 반도체 금융지원을 다음 달부터 즉시 가동하는 등 ‘K칩’ 지원에 속도전을 펴기로 했다. 정부가 26일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방안’의 골자다. 지난달 발표된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구체화한 후속조치다. 금융지원 외에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를 3년 연장하고,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인력양성 등에도 5조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도로ㆍ용수ㆍ전력 등 인프라 구축에도 2조5,000억 원의 재정을 집행하기로 했다.
정부의 반도체산업 지원 가속화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인공지능(AI) 기술 도약에 따른 첨단 반도체 개발 등을 두고 국가 차원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73조 원의 재원을 가동해 생산시설의 내국화와 첨단반도체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도 반도체산업 권토중래를 겨냥해 최근 대만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15조 원의 보조금 재원을 조성하는 등 초강력 지원책을 가동해 우리 반도체산업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최소한 주요 경쟁국에 못지않은 국가적 지원방안을 강구해 이번에 내놓은 셈이다. 미국 일본 등의 보조금 지원과 달리, 저금리 금융지원에 초점을 둔 이번 방안에 대해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이미 생산시설 등 제조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 대신 세제지원과 금융지원 가동에 초점을 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산업 지원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전날 100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포함한 별도 ‘K칩스법’안을 공개하며 적극적 지원 의지를 천명했다. 따라서 내국적 차원의 반도체산업 지원방안은 큰 난관 없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은 공급망이나 첨단반도체 개발에서 그동안의 국제분업 체제까지 격변하는 중이다. 정부는 국내 차원의 지원책을 넘어, 민간과 소통해 첨단기술 협력과 공급망 구축 등에서 보다 적극적인 통상외교를 병행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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