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기피'… 젊은 낙선자 지지받아
"침체된 서울시당 재건… 재기 토대 마련"
국민의힘 새 서울시당위원장에 김일호(51)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선출됐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당직자 출신이 집권여당의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된 건 사실상 처음이다. 현역 의원들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출마를 꺼려 인물난 지적도 나온다. 시·도당위원장은 17개 시·도에 소속된 당협위원장의 대표 격으로, 특히 지방선거에선 공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자리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서울시당은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김 위원장을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강성만 금천 당협위원장과의 표결에서 10여 표 차이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지역에서 낙선한 3040 젊은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8일 운영위 화상회의를 열고 당선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수도 서울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의원 경험이 없는 당직자 출신 정치인이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정양석 김선동 유경준 전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2001년 한나라당 공채로 당직자 생활을 시작해 중앙당과 서울시당 등에서 근무를 해왔다. 한 당협위원장은 "낙선자의 마음과 서울시당을 가장 잘 아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침체된 서울시당을 재건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2년 뒤 지방선거와 4년 뒤 총선에서 재기하실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1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지구당 부활이 되지 않은 상태라,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내에서 당협위원장들이 통상적인 정치 활동을 하는 방안을 연구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당정협의 등을 통해 낙선한 후보들의 공약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물난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서울 지역 참패로 당선된 의원은 고작 11명인데, 이들 모두 몸을 사렸다. 5선의 권영세·나경원 의원과 당직을 맡고 있는 조은희·김재섭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후보군이 7명이 됐지만, 이들은 출마를 피했다. 1년 임기 내 지방선거 등 공천권을 행사할 선거가 없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원내·외 활동을 겸임하기보다는, 서울시당위원장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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