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26~27일 일본 도쿄돔 팬미팅 공연
멤버들 일본 복고 '시티팝' 부르자 열광
관객 9만 명 동원...'최단 기간 도쿄돔 입성'
"아아, 와타시노 고이와 미나미노 가제니 놋테 하루시와(아아, 내 사랑은 남풍을 타고 달려가네.)~"
27일 일본 도쿄돔.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는 1980년대 일본에서 신드롬급의 인기를 끈 전설적 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일본어로 불렀다. 세이코가 활동했을 때처럼 예스럽게 컬을 넣은 단발을 하고 흰색 긴 치마를 입은 모습이었다. '푸른 산호초'는 넘실거리는 리듬에 청량한 멜로디를 특징으로 과거 일본과 한국에서 잇따라 유행한 '시티팝'(City Pop)의 대표곡이다. 복고 열풍을 타고 요즘 한국 2030세대 사이에서 새삼 인기다.
하니가 이 노래를 시작하자 4만5,000여 관객은 "와아!" 하는 함성을 일제히 쏟아냈고, 도쿄돔은 진동했다.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복고 문화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최신 K팝에 복고적 감성을 듬뿍 담은 '뉴트로' 음악으로 세계를 들썩이고 있는 뉴진스가 시티팝으로 일본 공연 시장의 심장부인 도쿄돔에서 문화 교류의 다리를 놓은 것이다. 혜인은 다케우치 마리야의 또 다른 시티팝 '플라스틱 러브'를, 민지는 일본의 2000년대생 싱어송라이터 바운디의 '무희'를 커버곡으로 불렀다. "뉴진스가 일본을 '정복'하기로 작정한 선곡"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뉴진스는 이날 팬미팅 공연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에서 한국과 일본의 음악 차트를 강타한 '디토' '하입 보이' 등 16곡을 열창했다. 공연은 한국과 일본 음악인의 교류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일본 유명 밴드 킹 누의 아라이 가즈키가 공연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했고, 지난해 한국에서 공연한 그룹 요아소비도 무대에 올랐다. 혜인은 일본 가수 리나 사와야마의 노래 '배드 프렌드'를 함께 불렀다.
데뷔 23개월 만에 도쿄돔 입성...일본 언론, '뉴진스 특별판' 찍어
뉴진스는 26일부터 이틀 동안 이곳에서 9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5만 명을 동원할 수 있는 도쿄돔은 일본 유명 가수도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무대이지만, 뉴진스는 데뷔 1년 11개월 만에 도쿄돔에 섰다. 해외 가수 중 도쿄돔 최단기간 입성이다. 뉴진스는 지난 21일 데뷔곡 '슈퍼내추럴'을 내고 일본 활동을 시작했다. 스포니치, 스포츠 호치, 산케이 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뉴진스가 일본 데뷔 5일 만에 도쿄돔에 입성했다' 등의 내용으로 '뉴진스 특별판'을 찍어 이들의 도쿄돔 공연을 주목했다. 뉴진스의 일본 데뷔로 열도는 들썩였다. 뉴진스가 26일 시부야 한복판에 연 팝업 스토어엔 오픈 전부터 600여 명이 몰려 인근 요요기 공원까지 대기 줄이 이어졌다.
뉴진스는 일본에서 '4세대 한류'의 간판 스타다. 2000년대 초반 보아와 동방신기(1세대)가 K팝 인기에 불을 지핀 뒤 소녀시대와 카라(2세대), 그리고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3세대)에 이어 뉴진스가 세를 넓혔다. 10대와 20대를 탄탄한 팬덤으로 확보했고, 복고풍을 접목한 음악으로 40대 이상의 '뉴진스 오지상(아저씨)' 팬덤까지 등장시켰다. 일본 음악 프로듀서 도쿠리키 모토히코는 칼럼을 통해 "영어 노래처럼 들리는 뉴진스의 음악이 K팝을 듣지 않았던 중년 남성층을 사로잡았다"고 진단했다. 소속사 어도어 관계자에 따르면, 이틀간 열린 팬미팅 공연엔 40·50대 관객도 여럿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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