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최적의 커피 맛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장마가 본격화되는 요즘, 기후변화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건조함과 가뭄을 해소할 정도를 넘어 폭우로 이어질 경우 먹거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지구온난화는 해수면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빙하들이 녹는 과정에서 파묻혀 있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의 수몰위기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기후과학자들은 이런 일련의 기후변화의 영향과 파급력을 예측하고 입증하는 전문가이다.
과학은 사실 공학과 기술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우리 일상 곳곳에서 함께하고 있다.
커피 맛을 좌우하는 것은 어떤 원두인지, 누구와 어떤 분위기에서 마시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으나 커피를 추출하는 과학적 방법에 따라 최적이 맛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90도에서 96도 사이의 이상적인 추출 온도, 천천히 즐기는 여유와 빠르게 내려지는 속도감 사이의 분쇄 정도, 쓴맛과 고소한 맛을 좌우하는 시간, 연하게 혹은 진하게의 농도를 결정짓는 물의 양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최적의 맛을 내기 위한 커피 추출의 계산방식이 존재한다. 오래된 경험이나 직관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여러 사람의 축적된 경험치는 데이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과학기술의 급변과 함께 정보의 옥석을 가리도록 기여
첫인상을 결정하는 순간, 0.5초. 이 역시 단순한 외모의 호불호가 아닌 뇌의 무의식적인 반응에 의한 것으로 과학에 근거한다고 보는 전문가의 주장이 존재하며 봉지라면과 달리 가장 맛있게 익는 컵라면의 용기와 면발, 물을 부어 기다리는 시간 모두 과학적 지식과 여러 번의 실험에 걸쳐 이뤄낸 결과이다. 이처럼 과학은 우주나 첨단기술, 원소기호처럼 딱딱하고 이론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일상의 매 순간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을 비롯해 과학의 고도화가 정점을 향하고 있고 그 범위와 영역이 특정 지어지지 않을 만큼 융복합이 일어나고 있어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과학도 다양하다.
자칫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과학기술을 사람들에게 쉽게 풀어 알리고 소통하는 사람인 '과학 커뮤니케이터(Science Communicator)'를 통해 과학은 다양한 방법과 매체로, 그리고 트렌드와 사람들의 기호를 반영한 콘텐츠로 재탄생되어 살아 숨 쉰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어려운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하거나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극, 전시, 마술 등 과학과 관련한 콘텐츠기획가, 즐기고 체험하면서 과학기술의 이해를 넓히게 하는 행사기획자, 과학 관련 정보를 시각화하여 그림을 그리거나 만화를 통해 내용 이해를 높이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과학관의 해설사, 대중을 위한 책을 발간하는 저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과학을 알리는 쉽고 창의적인 방법 꾸준히 탐구 필요
1980년대 유럽에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과학관, 박물관, 전시업체뿐만 아니라 유튜브, SNS 등으로 활동무대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며 페임랩(Famelab) 등의 대회를 통해 딱딱하고 어려운 과학을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가 각국에서 발굴되기도 한다. 정형화된 자료뿐만 아니라 내용과 대상에 따라 교구를 개발하여 활용하고 적절한 콘텐츠를 구성하는 기획력, 창의력, 그리고 전달력도 필요하다.
과학관이나 각종 대회를 통해 진출하거나 혹은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활동하기도 하며 대학원 이상의 깊이 있는 전공탐구 후 과학자로 종사하면서 커뮤니케이터를 병행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급변하는 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전달하고 사람들이 정보의 옥석을 가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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