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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의 정권 교체' 앞둔 영국… 노동당 스타머, 총리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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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의 정권 교체' 앞둔 영국… 노동당 스타머, 총리 '예약'

입력
2024.07.04 15:26
수정
2024.07.04 15:5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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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압도적 승리" 점친 여론조사들
보수당 '창당 190년 만의 최악 참패' 목전

영국 하원을 구성하고 총리 및 내각을 결정짓는 총선이 4일(현지 시간) 실시됐다. 여론조사 흐름대로라면 중도좌파 노동당의 승리가 예상된다. 중도우파 보수당의 14년 집권이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노동당 승리 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새 총리가 된다.

노동당 승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관심은 '보수당이 얼마나 크게 지느냐'에 쏠렸다. '브렉시트(2020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등 보수당 실책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누적되어 온 터라 1834년 창당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어 스타머(앞줄 오른쪽 두 번째) 영국 노동당 대표가 3일 스코틀랜드 이스트킬브라이드의 칼레도니아 글래디에이터 경기장에서 열린 노동당 총선 유세 행사에서 스코틀랜드 노동당 대표인 아나스 사르와르를 비롯한 유권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스트킬브라이드=로이터 연합뉴스

키어 스타머(앞줄 오른쪽 두 번째) 영국 노동당 대표가 3일 스코틀랜드 이스트킬브라이드의 칼레도니아 글래디에이터 경기장에서 열린 노동당 총선 유세 행사에서 스코틀랜드 노동당 대표인 아나스 사르와르를 비롯한 유권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스트킬브라이드=로이터 연합뉴스


'총리 예고' 스타머 "변화 원하면, 변화에 투표"

영국 가디언,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총선 투표가 4일 오전 7시부터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650개 지역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각 선거구에서 5년 임기의 하원 의원이 1명씩 선출된다.

지난 5월 리시 수낵 총리가 총선 일정을 깜짝 발표한 이래 여론조사는 줄곧 '노동당 압승'을 점쳤다. 3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발표에 따르면 노동당은 431석 확보가 예상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서베이션은 노동당이 484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이는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이 1997년 총선에서 세운 최고 기록(419석)을 넘어서는 것이다. 현재 노동당 의석은 205석이다. 보수당의 경우 유고브 조사에서는 102석, 서베이션 조사에서는 6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보수당 의석은 344석인 터라 참패가 눈앞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총선 전날인 3일 영국 레디치에서 열린 노동당 총선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레디치=로이터 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총선 전날인 3일 영국 레디치에서 열린 노동당 총선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레디치=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스타머 대표는 이미 차기 총리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영국에서는 하원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인권 변호사, 왕립검찰청(CPS) 청장을 거친 스타머 대표는 2015년 하원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과격한 언행이나 정치적 수사보다는 진지한 태도와 실용적인 모습으로 국민적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가 많다. 제레미 코빈 전 노동당 대표로부터 2020년 당권을 넘겨받은 뒤에는 중도적 모습을 부각해 당 외연을 넓혔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는 경제 성장과 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스타머 대표는 3일 자신을 '국가의 하인'으로 칭하며 유권자를 향해 "변화를 원한다면 변화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영국 보수당 대표인 리시 수낵 총리가 총선 전날인 3일 영국 햄프셔에서 열린 보수당 총선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햄프셔=AP 연합뉴스

영국 보수당 대표인 리시 수낵 총리가 총선 전날인 3일 영국 햄프셔에서 열린 보수당 총선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햄프셔=AP 연합뉴스


"영국, 14년간 더 나빠졌다"... 보수당 '패배 모드'

이번 선거는 수낵 현 총리뿐만 아니라 보수당 14년 체제를 심판하는 자리로 여겨졌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고물가, 영국해협을 통한 불법 이민 급증, 공공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마비 등에 보수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브렉시트 및 대규모 감세 정책 등으로 경제 혼란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 유고브에 따르면 영국인 73%가 "14년 전보다 영국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보리스 존슨·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불명예 퇴진에도 보수당 정권이 유지되자 불만은 더 커졌다.

짙은 패색에 보수당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패배 모드'였다. 보수당 원로인 멜 스트라이드 노동연금부 장관은 1일 "노동당이 역대 최대 수준의 압도적 다수당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고, 내무부 장관을 지냈던 수엘라 브레이버만 의원은 "보수당은 사실상 끝났다"고 체념했다. 다만 수낵 총리는 접전인 지역구가 많다며 "13만 표만 있으면 100개 이상 선거구에서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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