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2분기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에어컨 성수기에 구독과 B2B도 기여
LG전자가 역대 최고 수준의 2분기(4~6월) 실적을 거뒀다. 주력 사업인 가전과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냉난방공조(HVAC) 부문이 골고루 성장한 결과다. 고강도의 사업 체질 개선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어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1,961억 원으로 2023년 2분기보다 61.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21조7,00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겨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뛰어넘었다.
LG전자는 이날 사업 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깜짝 실적 배경으로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A)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제품 모두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이는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이 실적 상승에 큰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인공지능(AI)이 담긴 휘센 스탠드 에어컨은 6월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 이상 증가했다. 가전 제품을 구독으로 쓰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 모델 도입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프리미엄 올레드 TV 판매량이 되살아나고 있다. 웹 OS 콘텐츠·서비스 사업 영역을 TV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넓히기도 한다.
냉난방공조·전장 성장 산업 안정 궤도 올라
B2C(기업과 개인간거래) 중심이었던 LG전자가 체질 개선을 통해 B2B(기업간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도 주효했다. 특히 AI 기술 성장으로 데이터 센터에서 효율적 열 관리와 전력 비용을 줄여주는 냉각 시스템을 많이 찾으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칠러(냉동기) 등을 앞세우는 냉난방 공조 사업이 AI 인프라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앞으로 주거·상업용 냉난방 시스템뿐 아니라 데이터 센터를 겨냥한 HVAC 제품의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LG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관리 중인 전장 사업도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의 인기는 주춤하지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 부품 △차량용 램프 등 그동안 계약을 따낸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LG전자가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부터 LG전자의 AI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 매출은 냉난방 공조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조 단위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인수를 마무리한 만큼 TV에 이어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개인화·서비스화 관점의 변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공감 지능 가전'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의 이날 주가는 11만800원으로 전일 대비 2.6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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