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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좌파 언론 뒤엔 기획자... 이태원 인파, MBC 보도로 동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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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좌파 언론 뒤엔 기획자... 이태원 인파, MBC 보도로 동원돼"

입력
2024.07.05 15:17
수정
2024.07.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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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 핼러윈 축제 예고에
더 많은 청년들이 이태원으로"
5·18 비하글에 '좋아요' 공감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을 방송사 책임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기획설' 발언 의혹과 궤를 같이하는 언론관이 확인된 셈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방송사 뉴스 기사 내용을 공유하며 "좌파들은 선전선동에 강하다. 터무니없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언급한 기사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관한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시민단체의 도심 범국민대회 개최 사실을 다뤘다. 이 후보자는 기사를 두고 해당 집회가 일부 '좌파 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도 시민단체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이 글에서 '이태원 참사'도 언급했다. 그는 "방송사가 현장 분위기까지 생생하게 전달하니, 집회 소식을 몰랐던 사람들까지 동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었다"며 "이태원 참사 전 핼러윈 축제를 예고, 홍보했던 MBC 보도가 그 한 가지 사례"라고 했다. 방송사가 핼러윈 축제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면 인파가 몰리지 않았고, 159명에 달하는 사망자도 없었을 거라는 의미다. 이 후보자는 "좌파 언론의 뒤에는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기획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적은 최근 드러나고 있는 음습한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참사 직후에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사고 이틀 뒤인 2022년 10월 31일 페이스북에서 그는 사고 원인을 두고 "언론도 한몫을 했다"면서 "MBC와 KBS는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들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고 썼다.

이 후보자의 시각은 최근 윤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태원 참사 기획설'과 상통한다.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내용을 시발점으로 2022년 12월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장에게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대통령실은 "독대 내용을 멋대로 왜곡했다"며 부인했다.

이 후보자의 왜곡된 역사관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 6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선전선동'으로 폄훼하고, 호남지역 사람들을 '홍어족'으로 비하한 내용의 페이스북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국내 역사관을 주도하고 있는 종북좌파 연구자들과 그들의 추종세력을 국가보안법으로 때려잡지를 못 한다"는 댓글에는 "저도 같은 생각을 할 때가 많다"고 답하기도 했다.

언론단체 "임명 땐 탄핵 면치 못할 것"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신태섭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신태섭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단체는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일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국회 탄핵소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7개 언론단체도 전날 성명에서 "이 후보자는 김홍일 전 위원장이 준비해 놓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친정부 이사진 낙하를 실행하기 위한 인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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