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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입' 중국대사 교체, 한중관계 새출발 계기로

입력
2024.07.09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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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을 앞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임을 앞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10일 공식 업무에서 손을 뗀다. 2020년 1월 부임한 지 4년 6개월 만이다. 후임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중 외교를 복원할 수 있는 적임자가 선임돼야 마땅하다. 이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길 기대한다.

역대 주한 중국대사의 임기가 2~6년이었던 걸 감안하면 싱 대사의 이임이 이례적이라고 할 순 없다. 다만 싱 대사가 그동안 주재국 정서를 감안하지 않는 '거친 입'으로 한중 관계에 도움이 안 되는 논란을 일으킨 데다가, 우리 정부도 중국 측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해온 상황에서 교체되는 점은 주목해야 하는 대목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엔 적어도 주재국을 존중하는 상식적인 외교관을 보내, 악화일로를 걸어 온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계속 미뤄져 온 고위급 교류를 되살리는 데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2014년 이후 한국을 찾은 적이 없는 시 주석도 내년 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엔 참석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국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까지 감안해 일정 조율과 사전 분위기 조성에 힘쓰는 게 양국 외교 모두의 과제다.

이미 한중 교류 협력이 회복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건 환영할 일이다. 지난 5월 리창 총리가 중국 2인자로는 9년 만에 방한했고, 한중 외교부와 국방부 간 2+2 대화 협의체인 ‘외교안보대화’가 차관급으로 격상돼 처음 열린 것도 의미가 적잖다.

주한 중국대사 교체에 맞춰 중국의 성의가 확인되는 걸 전제로 주중 한국대사관의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군사동맹 수준의 북러 조약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급박한 국제 정세와 미중 충돌에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한중 경제 구조는 두 나라가 서로 여전히 중요한 이웃이라는 걸 다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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