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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춤사위에 어깨가 들썩, 호쾌한 소용돌이로 두 눈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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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춤사위에 어깨가 들썩, 호쾌한 소용돌이로 두 눈이 번쩍”

입력
2024.07.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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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의 숨겨둔 보물, 여기는 도쿠시마


편집자주

시코쿠(四国)는 일본 혼슈의 서쪽에 자리하며, 오사카(간사이)와 규슈 사이에 껴 안기듯 붙어 있는 네모난 섬. 한자 그대로 4개로 나누어진 나라라는 뜻으로, 지금도 도쿠시마현(德島県), 가가와현(香川県), 에히메현(愛媛県), 고치현(高知県)의 4개현으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도쿠시마현은 이 계절 특히 주목해야 할 도시. 한여름의 무더위를 가볍게 털어내고도 남을 뜨거운 열기의 축제와 도쿠시마현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볼거리&감성들이 가득하니, 시코쿠가 숨겨둔 보물 도쿠시마현 여행이 즐거운 이유다.
| 일본관광신문 이상직 기자 (사진제공:도쿠시마현)


이웃한 시코쿠의 가가와현 다카마쓰공항에서는 1시간 반, 오사카의 관문 간사이국제공항과도 가까워 차를 타고 2시간 대에 만날 수 있다. 분명 섬이지만 아카시해협대교와 오나루토교의 개통으로 오사카를 포함하는 간사이권역에서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여행지가 되었다.

보고 즐길 것은 많지만, 뜨거운 여름 도쿠시마까지 발길을 옮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쿠시마의 전통 춤사위이자 최대 마쓰리(축제)인 아와오도리(阿波踊り)를 보기 위함이다.

도쿠시마현의 여름을 상징하는 아와오도리는 예로부터 도쿠시마 지역을 중심으로 행하여졌던 여름 불교제례에서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비는 의미로 추던 ‘봉오도리’가 발전한 춤이 축제가 된 것. 그 역사만 400년을 훌쩍 넘긴 오랜 역사의 축제다.

도쿠시마 아와오도리는 가장 여름이 뜨거운 8월 중순에 막을 올린다. 시기는 매년 8월 12·13·14·15일의 4일간. 우리의 추석에 비유되는 일본 명절인 8월 15일 오봉(お盆)에 맞추어 매년 같은 날짜에 성대한 막을 올린다.

축제를 어떻게 즐길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춤추는 바보, 그 춤을 구경하는 바보(踊るアホに見るアホ)’라는 아와오도리를 수식하는 말처럼 손을 들어 올리고 발을 옮기며 걸어 나아가는 누구라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춤사위는 춤추는 이는 물론 춤을 구경하는 이까지 단숨에 축제의 주인공으로 끌어들이니 말이다.

단연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10만 명의 춤꾼들이 천천히 행진하며 전통음악에 맞추어 손짓과 발짓을 한데 모아 아와오도리를 추며 관객을 압도하는 연이은 4일간의 밤·낮의 축제 현장이다.

8월 11일 정오 12시부터 개최되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축제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도쿠시마 도시 전체가 아와오도리에 미쳐있다는 과격한 표현을 써야 할 만큼 도쿠시마 아와오도리의 열기가 시코쿠 전체를 꽉 채우고도 남는다.

아와오도리 축제를 즐기는 방법에 규칙은 없지만 ‘렌(連)’이라는 단위를 알면 아와오도리가 더욱 즐거워진다. 렌은 아와오도리에 참가하는 팀을 나누는 단위. 각 렌마다 특유의 복장과 춤이 가미되어 각각의 렌 별로 개성이나 특징을 비교하며 즐기는 것도 재미다. 남자춤꾼은 핫피(法被)라는 일본전통 저고리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여자춤꾼은 일본 전통 여름의복인 유카타(浴衣)에서 변형된 복장에 갈대로 만든 갓을 깊이 눌러쓰고 게타(下駄)까지 신어 여성스러움에 일본다움까지 더했다. 4일간 아와오도리 축제에 참가하는 렌의 수만도 900여 개에 이르니 아와오도리 축제의 규모와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다.

아와오도리의 관람은 연무장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도쿠시마역을 중심으로하는 시내 도로에 펜스를 설치하여 행진로를 만들고 펜스 뒤로 계단식 관람스탠드를 만들어 축제의 무대를 장식한다. 약 1,000~6,000엔 정도의 입장료가 필요한 유료연무장과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무료연무장으로 나뉘는데, 어디서 즐기든 아와오도리의 감동은 다를 바 없으니 발길이 이끄는 대로 즐기면 그뿐이다.

아와오도리회관서는 1년 내내 아와오도리 만끽

아와오도리회관에서 타이코 북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

아와오도리회관에서 타이코 북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

8월의 아와오도리 축제를 놓쳤다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흥겨운 아와오도리의 열기를 1년 내내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아와오도리회관’이 있으니 말이다.

아와오도리회관은 매일 아와오도리 공연이 개최되고 있는 것은 물론, 아와오도리의 역사와 자료를 둘러볼 수 있는 전시시설, 춤을 배울 수 있는 체험시설까지 갖추어 아와오도리의 열기와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최고 볼거리는 단연 아와오도리 공연. 2층에 마련된 아와오도리홀에서 주간 4회(11시, 14시, 15시, 16시), 야간 1회(20시) 공연 스케줄이 마련되어 아와오도리 축제 못지않은 연무를 코앞에서 관람할 수 있어 즐거움이 각별하다.

공연 후에는 공연단과 함께하는 아와오도리 체험도 즐겁다.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 세워 짧은 레슨에 더해 관객 모두와 함께 춤사위를 즐기니 한여름 아와오도리 축제의 감동과 다를 바 없다.

아와오도리회관 내에는 아와오도리를 주제로 하는 뮤지엄과 체험시설, 도쿠시마현의 토산품을 한데 모은 숍까지 자리하니 아와오도리에 더해 도쿠시마현의 감성까지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거대한 소용돌이의 장관, 나루토해협 ‘우즈시오’

거대한 소용돌이 우즈시오의 장관

거대한 소용돌이 우즈시오의 장관

도쿠시마현에서 아와오도리 만큼 유명한 것이 세계 3대 조류의 하나로 주목받는 나루토해협의 소용돌이 ‘우즈시오’다.

우즈시오(うず潮)는 아와지시마섬(淡路島)과 시코쿠 사이 바다에서 발생하는 자연조수현상으로, 이탈리나 메시나 해협, 미국 세이모어 해협과 함께 세계 3대 조류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명물 볼거리. 시속 최대 20km, 최대 직경 20m에 이르는 압도적 조류의 위용을 직관할 수 있는 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볼거리다.

거대한 우즈시오를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 나루토 관광기선이 운영하는 소용돌이 관조선에 올라 바다 위 우즈시오를 코앞에서 만나는 스릴 넘치는 방법도 있고, 오나루토대교 위 해상 산책로에 올라 발아래로 뻥 뚫린 유리바닥을 통해 45m 아래 우즈시오의 장관과 조우하는 것도 가능하니 취향 따라 선택하면 된다.

참고로, 우즈시오 소용돌이를 보기 위해선 시간대 확인이 중요하다. 간조와 만조에 가장 소용돌이가 커지는데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대략 오전 10시 전후, 오후 5시 전후로, 겨울부터 봄까지는 대략 오전 9시 전후, 오후에는 4시 전후로 알려져, 해당 시간대의 앞뒤 1시간 반 정도가 최적시간으로 일컬어진다. 특히, 봄과 가을의 대조기에는 더욱 다이내믹한 소용돌이를 즐길 수 있어 각별하다. 확실한 우즈시오의 장관을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미리 시간대를 체크해 두는 것이 팁이다.

세계적 명화를 세라믹아트로, 오오츠카 국제미술관

실물크기의 세계 명화를 재현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세라믹 아트 뮤지엄인 ‘오오츠카 국제미술관’도 도쿠시마의 명물이다. 소용돌이를 만날 수 있는 오나루토대교에서 멀지 않으니 찾는 것도 한 달음이다.

미술관 내에는 고대 벽화부터 세계 26개국, 190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현대 회화 작품까지 귀중한 서양 명화 1,000여 점이 오오츠카 오오미 도업주식회사의 특수기술을 통해 오리지널 원작과 동일한 크기로 재현되어 있다.

작품의 라인업은 압도적이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벽화’를 필두로,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등, 세계적 명화들이 지하 3층부터 지상 2층까지 빼곡히 채워져 있다.

피카소의 아들과 미로의 손자들, 그리고 각국의 미술관 관장들까지 방문해 작품에 대해 찬사를 보냈을 만큼, 원작에 준하는 미술적 가치는 물론이요, 도쿠시마에서 세계의 미술관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니 찾지 않는 것이 손해다.

<여행정보>

도쿠시마현까지는 인접한 다카마쓰공항(가가와현 소재) 이용이 가장 가깝고 편리하다. 진에어와 에어서울이 각각 주 7회 취항하고 있으며, 공항으로부터 자동차로 75분, 다카마쓰역에서 JR철도로는 60분, 버스로는 90분이면 도쿠시마역에 닿을 수 있다. 간사이국제공항 이용 시에는 공항 출발 JR도쿠시마역 행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되며, 2시간 45분 만에 환승 없이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도쿠시마현의 다양한 관광정보는 한국어 공식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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