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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미래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장남 임종윤도 "뜻 같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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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미래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장남 임종윤도 "뜻 같이할 것"

입력
2024.07.08 18:01
수정
2024.07.08 18:4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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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경영 일선 퇴진·신동국 공개 지지
전문경영 체제에 장남도 "동의한 부분"
신동국 만난 차남, 입장 없이 신중 모드
갈등 완화 속 경영권 정리 교착 가능성도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한양정밀화학 제공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한양정밀화학 제공

모자간 경영권 갈등이 재점화할 위기에 놓였던 한미약품그룹이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중심으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신 회장을 지지했고, 이에 대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각을 세우지 않고 신 회장에 존중의 뜻을 전하며 자세를 낮췄다. 분쟁이 봉합되느냐 장기화하느냐 갈림길에서 방향키를 잡은 신 회장의 전문경영 체제에 이목이 쏠린다.

8일 송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한미 지분을 해외 펀드에 매각해 한미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확고한 신념이자 선대 회장님의 뜻을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며 향후 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인사로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표명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5월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5월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신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8.9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현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할 계획을 발표했다. 창업가와 대주주는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경영을 지원하고, 경영인과 대주주는 상호 보완해 기업을 이끄는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한 매체를 통해 "제약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검증된 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정했다. (창업주 딸인) 임주현 부회장은 현재 직무를 계속 이어가겠지만, 그간 일선에 나섰던 송영숙 회장은 경영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형제의 역할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해보겠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임종윤(왼쪽에서 두 번째) 이사와 임종훈(세 번째) 대표가 4월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한미사이언스의 임종윤(왼쪽에서 두 번째) 이사와 임종훈(세 번째) 대표가 4월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그룹 내에 신 회장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창업주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도 신중 모드에 돌입했다. 임 이사 측은 전날 자신의 실소유 회사인 코리그룹과 북경한미약품 간 부당내부거래 의혹 조사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신 회장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발표한) '뉴 한미' 경영 체제에서도 언제나 우수 인재는 중용한다는 생각으로 전문경영에 반대하지 않고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해외 출장 중이었던 임 이사는 지난 주말 입국해 신 회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번 주 중 만남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창업주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주말 신 회장과 직접 만났으나, 신 회장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며 개별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의 새로운 경영 체제 내용에 따라 파행과 반전을 거듭하던 창업가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감지되는 이유다.

한편에선 경영권 줄다리기가 장기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임 이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하는 이사회가 7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신 회장의 결단이 이번 주 중 공개될 거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형제경영이 멀어진 상황에서 장·차남이 동의하지 않은 전문경영인이 등장할 경우 경영권을 정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송 회장 측 우호지분(48.19%)이 이미 형제 측(29.07%)을 압도하지만, 한미사이언스의 대표는 아직 임종훈이고 이사회 구성도 모녀와 형제 측 인사가 5 대 5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완전히 합의하지 않는 이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조 원 외부 투자 유치,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신사업 진출 등 형제의 사업 구상도 중단돼 한미약품그룹이 정상 경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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