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펜사 국제공항 개명 결정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공항'
최장수 총리지만 자격 논란
이탈리아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이름을 딴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꾼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전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를 지낸 '역사적' 인물이지만, 불명예스러운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던 탓에 현지에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안사 통신 등에 따르면 말펜사 국제공항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꾼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엑스(X)에 "위대한 사업가이자 위대한 밀라노 시민, 위대한 이탈리아인인 내 친구 실비오를 기리기 위해"라는 글과 함께 베를루스코니와 말펜사 국제공항의 사진을 올리며 최근 이탈리아 항공청(ENAC)이 개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지에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공항의 이름이 될 정도의 인물인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국제공항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마) 공항을 비롯해 카라바조(베르가모), 마르코 폴로(베네치아), 아메리고 베스푸치(피렌체), 갈릴레오 갈릴레이(피사) 등 공항에 이름이 붙은 역사적인 인물과 비교할 때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자격 미달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이다.
1939년 9월 밀라노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980년대 건설·미디어그룹을 거느리다 1990년대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1994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9년 2개월 간 총리를 지냈다.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이다. 하지만 불명예 기록이 적지 않다. 미성년자 성매매, 탈세, 마피아 연루설 등 의혹과 추문이 끊이지 않았고 재판도 수차례 받았다. 지난해 6월 86세로 별세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PD)의 피에르프란체스코 마요리노 전 유럽의회 의원은 개명 결정을 두고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분열적인 인물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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