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당사자(여사) 의지가 중요하지 않냐."(나경원)
"사과의 결정 주체인 대통령실은 의지가 없었다."(한동훈)
9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1차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사과 문자를 둘러싸고 아전인수 해석으로 공방이 불붙었다. 나경원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김 여사의 사과 문자를 무시한 한동훈 후보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羅 "당사자가 사과한다는데" VS 韓 "사과 주체는 대통령실"
나 후보는 먼저 한 후보가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김 여사의 문자를 왜 무시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전날 TV조선에서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낸 5건의 문자를 바탕으로, '그 정도면 사과할 의지가 충분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대국민사과의 주체는 대통령실이다. 김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고 대통령실은 사과 안 한다는 입장이 너무 명확했다"고 맞받았다.
나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대통령실 입장보다 당사자의 사과 의지가 더 먼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향해 "김 여사의 사과 의향 문자가 왔다는 것을 공적 통로에 전달했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한 후보는 "사과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실의 공적 입장이 확인된 상황에서 사적 연락에 답하는 거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고 위험하다고 봤다"고 맞섰다.
韓 당무개입 우려 "위험 판단" VS 羅 "정치적으로 미숙"
수세에 몰린 한 후보도 역공에 나섰다. 당시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나 후보는 왜 공개적으로 촉구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면서다. 이에 나 후보는 "제가 스피커가 약해서 그렇지, 언론을 통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고 맞받았다.
김 여사의 사적 문자가 당무개입이냐를 두고 두 사람은 이어진 2차 주도권 토론에서도 설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만약 나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영부인 당사자가 당무에 대해 개인적으로 텔레그램으로 물어본다면 상의를 할 것인가. 저는 (지금이라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김 여사 문자에 대한 '읽씹'이 정당했음을 어필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자는 "영부인이 당 의사결정을 얘기하면 당무개입이지만, 사과는 핵심 당사자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재차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정치 초년생인 점을 꼬집으며 "정치는 비공개의 예술이다. 합의가 제일 많이 이뤄지는 공간이 남자 목욕탕이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한 후보의 당무개입 논리가 형식적인 핑계에 불과하다고 몰아쳤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당무개입과 국정농단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 프레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참 미숙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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