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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운집 대성황, 고양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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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운집 대성황, 고양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입력
2024.07.13 10:00
수정
2024.07.15 09:38
0 0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힐링콘서트 고양2024'
7월4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이찬원, 장민호 등 트로트 톱스타 12명

지난 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에 3만여 명의 관객이 운집해 공연을 즐기고 있다. obs 제공

지난 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에 3만여 명의 관객이 운집해 공연을 즐기고 있다. obs 제공

최고의 스타들이 함께한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콘서트였다. 지난 4일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가 열린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3만여 관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일상의 피곤을 털어내고 위로와 위안을 얻었다. 힐링의 시간이었다.

한국일보와 고양시가 주최하고 대구한국일보와 OBS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쓰리에이치 창립 10주년을 기념한 특별 이벤트로 '힐링 싱어의 대명사' 이찬원을 비롯해 신성, 양지은, 장민호, 정동원, 전유진, 김다현, 마이진, 황민호, 황민우, 마리아, 별사랑 등이 출연했다. 글로벌 명품도시 고양의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군 트로트 축제였다.

첫 무대는 별사랑이 열었다. 별사랑은 신곡 ‘퐁당퐁당’으로 완벽한 완급조절이 돋보이는 안정적인 가창력과 중독성을 유발하는 안무를 펼쳐 임팩트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다채로운 표정 연기와 여유로운 무대 매너로 '퍼포먼스 퀸'의 명성을 입증했다.

지난 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에 정영재(오른쪽 2번째) 쓰리에이치 회장이 무대에 올라 사회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식 기자

지난 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에 정영재(오른쪽 2번째) 쓰리에이치 회장이 무대에 올라 사회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식 기자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뮤지컬 배우 겸 트로트 가수 신인선이었다. '라틴 트로트'를 표방한 자작곡 '플라멩코'로 무대를 열었다. 역동적인 안무를 곁들인 공연이었다. 트로트 계에 '라틴 트로트' 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역답게 흥이 넘치는 시간이었다. 이어 "뮤지컬과 뽕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 '뽕지컬'을 선보이려 한다"면서 '고맙소'를 열창했다. 그의 말대로 한편의 뮤지컬을 보듯 연기와 노래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공연이었다.

이어 벽안의 트로트 가수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온 트로트 스타 마리아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폴짝폴짝 뛰어나와 주현미의 '정말 좋았네'를 열창했다. 트로트를 즐기는 모습과 가창력은 이미 '한국사람'이었다. 그는 "현역가왕 탑 세븐에 뽑힌 것도 모두 여러분 덕분"이라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한 뒤 '울면서 후회하네'를 선물했다. 마리아의 흥에 동화된 객석에서 '떼창'이 흘러나왔다.

신성은 나훈아의 '해변의 여인'을 첫 곡으로 선택해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경력 11년 차 현역 가수답게 안정적인 고음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신성은 2절에서 객석으로 마이크를 내밀어 '3만 노래방'을 연출했다. 이어 하얀 슈트를 입고 코믹 댄스를 곁들인 '못 먹어도 고'로 분위기를 바꿔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지난 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에서 이찬원(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장민호, 정동원, 양지은, 전유진, 마이진, 황민호, 황민우, 김다현, 신성, 마리아, 별사랑이 노래를 하고 있다. 윤창식기자

지난 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에서 이찬원(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장민호, 정동원, 양지은, 전유진, 마이진, 황민호, 황민우, 김다현, 신성, 마리아, 별사랑이 노래를 하고 있다. 윤창식기자

신성에 이어 등장한 '리틀 싸이' 황민우는 본인이 작사 작곡한 '오빠'로 단번에 객석을 휘어잡았다. '강남 스타일'을 부를 때는 객석 곳곳에 켜진 형광봉이 파도처럼 일렁거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누구 할 것 없이 엉덩이를 흔들었다. 형과 함께 무대를 꾸민 동생 황민호도 형 못지않았다. '감성 거인' 황민호는 간간이 쏟아진 비도 잊게 할 만큼 압도적인 발성으로 '어매'를 열창했다. 인형 같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목소리에 관객들은 넋을 놓고 무대에 몰입했다. 이어 흥겨운 리듬으로 바꿔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청춘을 돌려다오'를 열창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메들리를 부르며 장구를 연주할 때는 관객들이 연이은 환호와 ‘떼창’으로 호응했다.

김다현은 국악 바탕의 탄탄한 가창력으로 '세월 베고 길게 누운 구름 한 조각'을 부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호소력 깊은 목소리로 가사의 의미를 충실하게 전달해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서했다. 이어 재치 넘치는 퍼포먼스가 돋보인 '칭찬고래'로 흥겨운 공연을 선보였다. 무대에 고래 모양의 옷을 입은 댄스팀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 무대는 '한일가왕전'이 배출한 톱스타 마이진의 순서였다. 풍부한 성량, 시원한 가창력으로 관중들을 압도했다.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마이진은 깔끔한 무대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빈손'으로 무대를 연 후 자신의 대표곡인 '몽당연필'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몽당연필’은 작고 가느다란 몸뚱이로 태어났지만 굵은 글씨 몇 글자쯤 적고 싶었다는 가사에 마이진의 인생 철학이 스며있었다.

마이진에 이어 전유진은 '숨어 우는 바람 소리'를 불렀다. 원곡의 쓸쓸함을 살리면서도 그만의 감성을 더해 차세대 트로트 퀸 전유진의 존재감을 여실하게 증명한 무대였다. 이후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서 '남이가'를 불렀다. 신나는 리듬에 열정적인 복고 댄스를 곁들였다. 전유진의 풍부한 감성과 넘치는 에너지를 확인한 무대였다.

양지은이 첫 곡으로 부른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모티브로 만든 노래였다. 두 번째 곡 '굽이굽이'는 판소리 창법과 멜로디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굽이굽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인생사 집착도 원망도 필요 없다는 가사가 양지은의 목소리로 절절하게 전달됐다. 이후 독보적인 국악 트로트 '흥 아리랑'으로 흥겨운 무대를 선보였다. 넘치는 흥과 사무치는 한을 교차하면서 관객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물했다.

정동원은 청량한 목소리로 '나는 피터팬'을 부르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돌 못지않은 끼와 댄스 실력으로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 냈다. '때'와 '진짜 사나이'로 오래 기다린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드디어 '트로트 신사' 장민호가 등장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음악과 방송계에서 활약 중인 장민호는 '풍악을 울려라'로 흥겨운 댄스 무대를 선보였다. 2013년 발표한 장민호의 대표곡 '남자는 말합니다'와 함께 '사랑 너였니'를 부르며 '트로트계의 방탄소년단'이란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마지막 주자로 무대에 오른 이찬원은 '명작' '시절 인연' '진또배기'를 열창했다. 이찬원의 손짓 하나 말 한마디에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찬원은 "늦은 밤까지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즉석에서 한 곡 더 준비했다"면서 예정된 곡 외에 '미운 사내'를 열창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4일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 공연장을 찾은 가요팬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목청껏 따라부르면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윤주용 대구한국일보 시민기자

지난 4일 고양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열린 '쓰리에이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힐링콘서트 고양2024' 공연장을 찾은 가요팬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목청껏 따라부르면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윤주용 대구한국일보 시민기자

공연일이 장마철의 한가운데였던 만큼 간간이 비가 쏟아졌으나 오히려 콘서트의 낭만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적절하게 내린 비가 원군이 된 것. 첫 비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던 오후 5시 무렵에 쏟아졌다. 갑자기 들이닥친 소나기가 한낮의 열기를 씻었다. 이후 서너 차례 비가 흩뿌리면서 과열된 공연장의 열기를 틈틈이 식혔다. 관중들은 비에도 불구하고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가수들의 공연을 즐겼다. 오히려 마지막 무대로 향할수록 더 큰 환호와 떼창이 흘러나왔다. 대구에서 올라온 양주석(61)씨는 "비와 음악이 버무려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공연이 되었다"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 단구동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이모(67)씨는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는데 이런 콘서트를 개최한 한국일보 측에 감사하다. 무더위까지 한방에 날려버린 치유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정훈 고양시복지관연합회장은 "고양시에 거주하는 6,000명의 취약계층과 장애인 어르신들이 초대장을 받았다. 어른신들 편의를 위해서 비를 피할 수 있는 곳과 화장실에 가까운 곳에 좌석을 제공해주셔서 좋았다"며 "집에가기 싫은 사람들이 많았다. 너무 감사한 하루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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