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후보 등록 13명
"이재명 지키자" 충성경쟁
"전체주의 유령이 떠돌아"
김두관은 일극체제 견제구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일극체제'로 흐르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이재명 부흥성회'에 비유하며 "곧 있으면 성전(聖典)까지 나올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주당을 종교단체에 빗대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후보자들이) '이재명을 구하기 위해서 최고위원에 나가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집에 가서 목욕하고 이럴 때 자괴감이 들지 않을까 참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또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이긴 게 아니고 우리 당(국민의힘)이 너무 못해서 '이김'을 당했다"면서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너무 오만하다. 심판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李 연임 도전에 "당연히 대통령은 이재명"
오는 8월 민주당 전대에는 최고위원 후보로 13명이 등록한 상태다. 절대다수가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은 이구동성 이 전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다. 전현희 의원은 지난 8일 출마선언에서 "이재명 곁을 지키는 수석 변호인으로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다음 날 민형배 의원도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지키고, 그 자산을 더 크게 키워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가 10일 당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 충성경쟁은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내세운 이 전 대표의 출마선언은 사실상 대권 출사표로 해석됐다. 이날 강선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고위원 출마선언 당시 '당대명'이라고 외쳤다.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란 뜻이었는데, 그 말을 거둬야 할 것 같다. '당연히 대통령은 이재명'이다"라고 썼다. 최고위원 후보 김민석 의원도 "(이재명 칭송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누가 억지로 '그렇게 해라'라고 한 것은 없다"고 거들었다.
당내서도 "최고위원으로서 비전 제시해야"
당내에서도 일극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있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두관 전 의원은 지난 9일 출마선언문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로 성장해 온 민주당의 생명은 다양성인데, 지금 당에는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할 제도와 장치를 강화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지난달 26일 MBC 라디오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명비어천가(이재명+용비어천가)'에 대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했다. 그는 "최고위원으로서 민주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기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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