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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키맨 신동국 "중재 시간 더 걸릴 것"... 장남과 입장차 확인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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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키맨 신동국 "중재 시간 더 걸릴 것"... 장남과 입장차 확인한 듯

입력
2024.07.12 18:47
수정
2024.07.12 19: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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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장남 임종윤과 11일 2차 만남
상속세 문제 등 봉합과정 장기화 조짐
인내심 한계 소액주주들 "남매 나와라"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한양정밀화학 제공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한양정밀화학 제공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중재하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목표했던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시키는 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거라는 전망을 한국일보에 밝혔다. 창업가 구성원 간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분쟁 종식'을 선언했던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입장차를 드러낸 것이다. 그간 벌어진 갈등을 수습하고 그룹 경영을 정상화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12일 한국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구체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를 언제 발표할 수 있냐는 질문에 "가족끼리 조율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특이하게 정리할 부분들도 있지만, 세금 문제도 다 정리가 안 돼서 (전문경영인 체제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신 회장은 전날인 11일 임종윤 이사와 두 번째로 직접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두 번째 만남에서 예상보다 큰 의견차,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3월 21일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로코모티브 제공

3월 21일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로코모티브 제공

지난 10일 임 이사는 신 회장과 첫 만남 후 공동 입장이라며 "가족 간 불협화음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두 형제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융합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직후 신 회장은 한 매체를 통해 화합에 합의한 건 맞지만 형제와 경영 참여를 논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임 이사의 형제경영과 신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맞손을 잡는다기보다, 이미 최대주주 지위인 신 회장이 우위에서 창업가의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차가 드러난 것이다. 이번 두 번째 만남에선 입장차를 재차 확인하고 이견이 예상보다 더 많음을 서로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세금 문제'를 언급했다. 그가 말한 세금은 2020년 창업주 별세 후 발생한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로 보인다. 창업가는 상속세를 5년간 6차례에 나눠 내겠다고 했고, 앞으로 2년간 2,600억 원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아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은 지난 3일 신 회장에게 지분 6.5%를 매각해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한 1,644억 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창업주 장·차남 측은 자체 자금으로 남은 상속세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왔으나, 형제경영 체제 선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글로벌 사모펀드와의 지분 매각 소문이 나와 재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송 회장은 경영권 분쟁 촉발 초기, 형제 측에게 상속세 대납 의사를 전하며 분쟁 봉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중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족 간 상속세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이유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분쟁 중재 장기화 우려에 따라 주주들의 인내심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을 지지했던 약 1,200명의 소액주주들은 창업가 세 남매에게 미팅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나설 경영집단에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해달라는 압박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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