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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벤투 선임 때보다 후퇴한 축구협회… 무엇이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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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벤투 선임 때보다 후퇴한 축구협회… 무엇이 달랐나

입력
2024.07.14 17:21
수정
2024.07.14 17:5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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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해명과 설득 VS 선택적 해명과 무시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을 바라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을 바라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홍명보 A대표팀 감독 내정 후 안팎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주말 사이 이사회를 열어 홍 감독 선임을 강행함에 따라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돌아보면 지난해 1월 마이클 뮐러 전 전력강화위원장을 시작으로 협회 전력강화위는 줄곧 지탄의 대상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A대표팀 감독 때는 깜깜이 선임으로 도마에 올랐고,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엔 5개월간 두 번이나 임시 감독 체제를 택하며 전력강화위 무용론에 불을 지폈다. 그러다 홍 감독 내정을 발표했을 땐 절차적 정당성 논란까지 더해졌다.

김판곤 전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2018년 8월 1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신임 감독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판곤 전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2018년 8월 1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신임 감독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적극적 해명으로 설득 나선 김판곤

이 같은 최근 2년여간의 상황은 김판곤 전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 선임 때와는 정반대다. 가장 큰 차이는 적극적 해명과 설득 여부다.

당시 벤투 전 감독은 해외 리그에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재차 경질되며 커리어 하락세를 걷고 있었고, 그리스와 중국 등에선 소속 선수들과 마찰을 빚어 평판조차 좋지 않았다. 아시아 축구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실패도 문제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벤투 전 감독을 선임한 전력강화위를 향한 지탄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답을 피하지 않았다. 벤투 전 감독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유로 2012, 2014 월드컵 때 보여준 결과물과 벤투 사단이 가진 훈련 프로그램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와 함께 온 코칭스태프들까지 보고 나니 "정말 전문적이고 높은 수준의 지도를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과의 마찰에 대해선 외국인들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고, 중국 리그에서의 실패로 아시아 축구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벤투 전 감독은 좌충우돌을 겪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벤버지(벤투+아버지)'가 돼 한국을 떠났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뉴스1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뉴스1


감정적, 선택적 대응으로 일관한 협회

반면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 축구협회는 선택적 해명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전력강화위의 실상을 폭로한 박주호 해설위원에겐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장황한 글로 반박을 시도한 것과 달리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등이 요구한 진실 규명과 책임 있는 자세에 대해선 귀를 닫고 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진 게 맞는지 △다른 외국인 후보자들과 달리 왜 홍 감독만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는지 △5일 밤 홍 감독을 만난 뒤 왜 회의를 열지 않고 곧장 내정 사실을 발표했는지 등도 일절 해명하지 않았다. "왜 홍 감독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던 셈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A대표팀 감독 선임은 매번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때 관건은 사람들을 얼마나 잘 설득할지에 달렸다"며 "투명하게 공개하고 솔직하게 말해서 논란을 잠재운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시대에 역행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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