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가능성에 대해 “작전 분석 결과 믿음이 생긴다면 추후 추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하와이에서 “한미가 전력을 통합하고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 방식을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동안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에 부정적이었던 미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미국과 이 문제를 협의해 볼 만한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미국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오는 건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군사 동맹수준의 북러조약 체결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적잖다. 러시아 핵잠수함 기술의 북한 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1년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했고, 지난해 9월엔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도 진수했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완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이러한 위협에 한미가 대응할 필요는 분명 더 커졌다.
물론 핵잠수함 보유까진 해결할 문제도 적잖다. 수조 원의 건조 비용은 물론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논란 등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이 아니라 추진 동력에만 핵을 이용하는 핵추진잠수함이라면 NPT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호주가 미국의 승인과 기술 제공 아래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고, 브라질도 프랑스와 이를 논의하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 사건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우리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캠프 주변에선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한국이 핵잠수함을 갖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미 한반도 핵작전 지침도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변화를 핵잠수함과 핵잠재력 확보 기회로 활용,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더 튼튼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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