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주류 언론 책임론'으로 똘똘 뭉쳐
'극우 정상화' 시도... 러도 "미 정부 탓"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이 유럽 극우 세력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좌파 및 주류 언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상식·비정상적 인물로 몰아세우는 바람에 정치적 폭력이 발생했다'며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총격을 당하고도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며 지지세 결집·동정론 확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람'에 기대어 극우의 정당성을 부각하고,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극우 패라지 "좌파, 정치 신중하게" 경고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좌파 및 미디어 엘리트가 국가를 아끼는 우파를 '권위주의적 독재자'라고 칭하는 일이 너무 흔해졌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주장했다. 대표적 예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트럼프를 과녁의 중심에 놓자"고 말한 것을 들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미 민주당의 과격한 공세가 13일 총격 사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논리였다.
패라지 대표는 전 세계 극우 및 우파 세력이 비슷한 피해를 입는다고 강변했다. 그는 "많은 좌파에 언어 폭력은 (우파를 상대하는) 최후의 수단이 됐다"며 "좌파가 더 필사적으로 우리를 공격할수록 폭력성은 더 짙게 나타난다"고 썼다. 또 "(이번에는 총알이) 트럼프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지만 다음에는 다를 수 있다"며 "좌파는 향후 어떻게 정치를 할 것인지 신중히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패라지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대·민주주의 보호 의지를 보이겠다"며 15일부터 미국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유럽 극우의 '트럼프 연대'... 러시아도 '바이든 탓'
다른 유럽 극우 지도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는 엑스(X)에 "우파 정치인을 인종차별주의자, 나치로 부르는 좌파 정치인 및 언론의 증오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도 "폭력, 극단주의자, 좌파는 우리를, 우리의 자유를 위한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피습을 당했던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역시 "트럼프 반대자들은 누군가 무기를 들 때까지 대중을 선동한다"고 비난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마저 "이 어두운 시기, 내 생각과 기도는 트럼프와 함께 있다"며 가세했다.
러시아도 바이든 행정부 비난에 동참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에 대한) 테러 시도가 미국 행정부에 의해 조직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미국 정부가) 그런 공격을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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