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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달려온 견인차에 숨진 30대… 견인차 기사, 블랙박스까지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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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달려온 견인차에 숨진 30대… 견인차 기사, 블랙박스까지 훔쳤다

입력
2024.07.16 14:17
수정
2024.07.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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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제2중부고속도 사고 후 도로에 있다 견인차 치여
경찰, 도주치사 혐의 구속해 검찰 송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월 28일 오전 경기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 하남 방면 상번천 졸음쉼터 부근. 같은 날 오전 2시 50분쯤 30대 B씨는 아우디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2차로에서 앞서가던 20대 C씨의 액티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여파로 그는 고통을 호소하며 차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다니다 이내 자신의 차량 옆에 주저앉아 있었다. 현장에 있던 소방 관계자들이 이 모습을 목격했다.

사고 소식을 들은 견인차 기사 A씨가 차량을 몰고 현장에 다녀간 뒤 B씨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심정지에 빠진 B씨는 마찬가지로 심정지 상태였던 C씨와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모두 숨졌다.

사고 충격으로 두 사람이 다 사망했다고 보기에는 미심쩍었던 경찰은 B씨 사망경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구급차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니 A씨 견인차량이 도로 위에 앉아 있는 B씨를 밟고 지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새벽 시간이라 화면은 선명하지는 않았으나, A씨가 견인을 위해 중앙분리대와 B씨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다 B씨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5대의 견인 차량이 몰려들어 사고 차량을 견인하려고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B씨를 충격한 A씨는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차에서 내려 B씨 차량의 블랙박스를 빼낸 뒤 현장을 떠났다. 그는 당시 현장 관계자에게 “차량의 휠 부분이 고장 나서 견인이 어렵다”고 둘러댔다.

경찰은 5대의 견인차를 탐문해 A씨의 신원을 특정했고 지난 5월 초 A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했다. A씨 노트북에선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 실행됐다가 삭제된 기록이 있었고, A씨를 추궁해 숨겨뒀던 메모리 카드를 확보했다. 경찰은 그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메모리카드를 감춘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B씨의 사인이 차량의 역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결과를 내놨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이미 숨진 줄 알았다. 2차 사고로 덤터기를 쓰게 될까 봐 블랙박스 메모리를 챙겨 떠났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견인차 기사 A씨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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