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이르면 이번 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4일 환경부 장관 후보자 발표에 이어 4·10 총선 이후 두 번째 소폭 개각인 셈이다. 지난 총선으로 드러난 민심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정 쇄신 요구였다. 그 첫걸음이어야 할 인적 쇄신이 지난 3개월간 지지부진했던 것은 윤 정부가 아직도 국정 난맥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총선 다음 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했고,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선 "개각은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오히려 대통령실·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을 차관 등 요직에 기용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사까지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발탁했다.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재기용하는 것을 누가 '인적 쇄신'이라 하겠는가.
국정에 대한 동반 책임이 있는 장관 교체도 정체돼 있다.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이후 입지가 줄어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분간 유임 가능성이 크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김현숙 전 장관 사퇴 이후 다섯 달째 공석이다. 이러한 비정상을 해소하고 국정 쇄신 의지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인재 발굴을 통한 과감한 인사가 절실하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인사를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한가한 인식만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4월 총선 참패 직후 자신부터 바뀌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사를 포함한 더딘 국정 쇄신으로 인해 대통령실과 정부 간 엇박자가 발생하거나, 각 부처 에이스 공무원들이 대통령실 파견을 꺼리는 등 공직사회에 복지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칫 국정 누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륜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발굴해 전면 배치해야 한다. 대통령의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용인술이 변하지 않는다면 남은 3년 동안 국정동력 확보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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