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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추어리 못 들어가는 남은 사육곰 100여 마리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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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추어리 못 들어가는 남은 사육곰 100여 마리는 어쩌나

입력
2024.07.17 17:00
수정
2024.07.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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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육곰 보호시설 짓는다지만
나머지 100여 마리 대한 대책 세워야


강원 화천군의 한 사육곰 농장에서 두 마리가 철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곰들을 구조해 화천군에 위치한 임시보호시설로 옮겼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제공

강원 화천군의 한 사육곰 농장에서 두 마리가 철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곰들을 구조해 화천군에 위치한 임시보호시설로 옮겼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제공

정부가 사육곰 보호시설(생크추어리)을 짓고 있지만 수용 규모 문제로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는 나머지 곰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곰 매입 비용, 보호될 곰의 선정 기준 등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육곰 구조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2024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농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 공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전남 구례군에 약 50마리, 충남 서천군에 70~80마리 규모의 보호시설을 짓고 있다. 하지만 이 규모로는 현재 농가에 남아있는 사육곰 280마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 사육곰 사육과 부속물(웅담) 생산·섭취 등이 금지되는 2026년 이전까지 노화로 인해 죽는 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최소 100여 마리가 보호시설에 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곰들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게 단체들의 주장이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카라가 구조한 사육곰이 새로운 사육곰 임시보호시설에서 적응 중인 모습.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제공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카라가 구조한 사육곰이 새로운 사육곰 임시보호시설에서 적응 중인 모습.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제공

보호시설에 들어갈 곰의 매입 비용과 선정 기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120~130마리를 데려오기 위해 농가에 어떻게 보상할지도 불확실하다"며 "정부는 직접 곰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버티며 시민단체에 매입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 두 곳의 보호시설에 보낼 곰을 고르지도 못했고, 고를 기준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정부가 남은 곰을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장주들이 마리당 1,500만~2,000만 원이면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음을 감안하면 최대 56억 원이 소요되는데, 이는 사육곰 산업을 완전히 끝낼 수 있다면 과한 예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육곰 구조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2024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농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독자 제공

사육곰 구조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2024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농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독자 제공


이들은 또 보호시설에 가지 못하는 곰은 도살되도록 방치하지 말고 국가가 매입해서 안락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동물 복지 측면에서 보호시설에 가지 못하는 곰은 농가에서 죽게 하는 것보다 죽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며 "보호할 수 있는 범위 밖의 곰들은 정부가 수의사와 수의학적 기술을 동원해 안락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민 10명 중 7명, "사육곰 산업 알고 있다"

울산 울주군 범서읍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세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곰 사육농장 앞에선 농장 주인인 60대 부부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진은 사살된 반달가슴곰 모습. 뉴스1

울산 울주군 범서읍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세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곰 사육농장 앞에선 농장 주인인 60대 부부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진은 사살된 반달가슴곰 모습. 뉴스1

이날 공개된 6월 한 달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육곰에 대한 시민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4.1%가 사육곰 산업의 배경과 현황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설문조사 당시 43.1%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반면 정부의 보호시설 건립에 대해 알고 있는 비율은 전체의 약 25% 수준에 그쳤다. 보호시설이 들어설 전남 지역의 인지도는 29%로 평균 수준이었고, 서천 시설이 들어설 충남 지역의 인지도는 15%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편 사육곰 매입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69.8%, 농장에 남게 되는 사육곰 약 160마리는 정부가 보호시설을 추가로 건립해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44%에 달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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