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템포 빠르게 할 수 있어 도움"
공 1개당 투구 시간 5초 단축 체감
KIA 양현종, 한화 바리아도 수신기 착용
선수들끼리 사인을 주고받는 전자 장비 ‘피치컴(Pitchcom)’을 착용한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과 윌리엄 쿠에바스가 연이어 호투를 펼쳤다.
쿠에바스는 17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직접 포수에게 사인을 내겠다며 수신기가 아닌 송신기를 허리 벨트에 찬 쿠에바스는 빠른 템포의 투구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묶어 시즌 5승(5패)째를 수확했다.
이로써 KT는 4연승을 달려 시즌 43승 2무 46패를 기록해 중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반면 최하위 키움은 4연패에 빠져 37승 51패가 됐다.
지난달 2일 KIA전 이후 한 달 반 동안 승리가 없었던 쿠에바스는 앞선 5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로 부진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투구는 딱 한 차례에 불과했고,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대량 실점했다. 하지만 이날 피치컴을 착용해 변화를 줬고, 사인을 주도하며 모처럼 선발 투수 몫을 다했다.
팀 동료 벤자민도 피치컴 효과를 봤다. 벤자민은 전날 선발 마운드에 올라 6.1이닝 5피안타(1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고 8승(4패)째를 따냈다. 2022년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뛸 당시 피치컴을 사용했던 그는 이날 KBO리그 최초로 수신기를 차고 던졌다. 벤자민은 경기 후 “2022년에 써봤던 거라 편하게 사용했다. 덕분에 투구 템포를 빠르게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피치컴 활용 1호 팀의 수장 이강철 KT 감독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 감독은 “(투구 시간이) 엄청 빠르더라. 5초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투수가 고개를 젓거나, 사인을 바꾸는 게 사라졌다. 타자들이 생각할 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신기를 착용한) 내야수들도 괜찮을 것 같다”며 “코스 구종에 따라 수비를 할 수 있으니 좋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5일 10개 구단에 배포한 피치컴은 16일부터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17일 경기에는 3개 팀이 사용했다. 한화 선발 하이메 바리아, KIA 선발 양현종이 수신기를 차고 포수가 송신기에 입력한 사인대로 투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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