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경영자' 김범수, 이례적으로 직접 등판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 위원장이 18일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직접 나서서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었다"고 확언했다. 김 위원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2일 가려진다.
카카오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아 그룹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그룹 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과 정신아 대표, 주요 계열사 CEO 등이 나왔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인위적으로 SM엔터 주가를 높일 것을 지시 또는 묵인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17일 청구했다. 이날 회의는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개인 차원을 넘어 카카오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현황 파악 및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먼저 "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인공지능(AI)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며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SM엔터 인수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 인수 방법에 대해선 보고받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구성원이 그룹의 핵심 과제를 흔들림 없이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이나 이런 때일수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과 한국 대표 테크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며 "사회 각 주체와의 동반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나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 경영진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엄중한 현실 인식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업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장애 혼란 두 달 만에 또 접속 장애 사고도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하루 만에 직접 나서서 혐의를 부인하자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김 위원장에 대해 무리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느껴 억울한 마음이 클 것"이라며 "그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특히 한 부장판사는 2017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재직 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례가 있어 카카오 내부는 초긴장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카카오에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4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네트워크 오류로 PC버전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의 로그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앞서 카카오톡은 5월에도 세 차례 접속 장애를 일으켰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긴급 현장 점검 결과 원인은 직원이 작업 중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던 실수로 밝혀졌다. 데이터센터 파일 업데이트를 하거나 네트워크 부하 분산 작업을 할 때 오류에 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카카오톡의 장애가 되풀이되는 걸 두고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 내부 조직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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