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체코 정부는 17일 각료회의에서 두코바니 지역에 원전 2기를 짓는 계획을 확정하고,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페트르 피알라 총리는 “한수원이 경쟁업체보다 가격과 체코 기업 참여 등 모든 기준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이 향후 테멜린 지역에 2기의 원전을 추가로 지을 경우 우선협상권을 확보, 수주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번 쾌거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이룬 성과란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선진 시장 유럽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와의 치열한 경쟁도 이기고 교두보 확보에 성공한 점 역시 의미가 적잖다.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약속한 공기와 예산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전략을 편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러한 K원전만의 강점을 잘 살려 향후 전 세계 원전 시장으로 수출을 늘리는 신호탄이 돼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 광풍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K원전의 부활을 알린 것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에 주목하는 나라는 점점 늘고 있다. 미국이 원전 확대를 골자로 한 원자력발전법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엔 세계 최초 탈원전 국가인 이탈리아도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추진키로 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원자력협회는 2035년 원전 시장 규모가 1,600조 원 안팎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체코 수주로 K원전의 독보적인 경쟁력은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수출산업화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국가 총력전인 만큼 민관연은 물론 정치권도 한 몸이 돼 지원해야 마땅하다. 폴란드 네덜란드 루마니아 튀르키예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원전 수주전에서도 팀코리아의 승전보가 이어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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