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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1주기... 해병대예비역연대 "여·야, 제3자 특검법 발의하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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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1주기... 해병대예비역연대 "여·야, 제3자 특검법 발의하라" 요구

입력
2024.07.19 15:51
수정
2024.07.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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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분향소' 시민 등 450명 찾아
포항 해병1사단 추모공원에 흉상 건립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채상병 추모 분향소'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영정사진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채상병 추모 분향소'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영정사진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활동을 벌이다 숨진 채수근 상병 순직 1주기를 맞은 19일, 3,000여 명의 해병대 전역자와 가족들로 이뤄진 해병대예비역연대가 정치권을 향해 '제3자 특검법' 발의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포항 해병대사령부에는 채 상병을 추모하는 흉상이 설치됐고, 분향소가 마련된 청계광장에는 시민과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 등 20여 명은 이날 서울 중구 청계광장 채 상병 추모 분향소에서 영정 앞에 헌화하고 거수 경례하며 추모의 뜻을 표시했다. 이들은 영정사진 앞에서 '채 상병에게 바치는 편지'도 낭독했다.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채 상병 1주기 분향소'에서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이 추모사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채 상병 1주기 분향소'에서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이 추모사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정원철 연대 회장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었기에 말을 아꼈지만, 순직 1주기를 맞는 오늘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며 "채 상병 사건은 여야가 진영논리를 가지고 다툴 사안이 아닌 만큼 진정으로 채 상병을 위한다면 국민의힘은 제3자 특검법을 즉시 발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서도 "야당도 (제3자 특검법을) 전향적으로 논의해달라"며 "대법원장 특검 추천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한국기자협회 등 공신력 있는 단체가 추천하는 방식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채 상병 유족들에 대해서는 "외동아들을 잃은 아픔에 너무나 어려우신 줄로 안다"며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마땅히 처벌받아 채 해병이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청계광장 분향소에는 정치권 인사 및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연대 측은 이날 오전까지 45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은아·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분향소를 찾았다.

한편, 이날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제1사단 추모공원에서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주관으로 채 상병 순직 추모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해병대 장병, 유족, 채 상병의 친구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 요청에 따라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추모식에서는 경북도가 예산을 지원해 만든 높이 0.75m, 폭 0.55m 크기의 채 상병 흉상 제막식도 진행됐다.


해병대원들이 19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추모공원에 설치된 채 상병 흉상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제공

해병대원들이 19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추모공원에 설치된 채 상병 흉상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제공

채수근 해병에게 전하는 편지

채수근 해병, 벌써 1년이 되었네.
정확히 1년 전, 2023년 7월 19일 이름도 몰랐던 채해병이 실종되었다는 뉴스 속보에
어찌나 걱정스럽던지… 그리고 그날 저녁 비보는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어.
전역하고 나서 해병대를 잊고 살았던 나조차도 그랬으니 모든 해병대 예비역들은
한 마음 아니었을까 싶어.

대한민국과 해병대에 충성하여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인데, 이리 허망하게
가게 됐으니 얼마나 원통했을까.
1년이 지나도록 밝혀진 것은 많은데, 책임지는 놈 하나 없는 대한민국과 해병대가
솔직히 나는 너무나 환멸스러울 지경이야.

여기 모인 우리 선배 해병들은 채해병의 그 원통함, 한을 풀어주고 싶어, 1년을
달려왔어.
최고 권력을 향해 목소리 내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봐왔고,
정치의 한복판에 해병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 특정 정당을 위한다는
수 없는 프레임 속에서도 채해병을 향한 우리의 마음은 떳떳하고,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채해병도 알 것이니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해왔네.

그 순간마다 힘든 순간도 참 많았지.
채해병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는데,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있다는 것.
채해병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홍대거리에 나가 행진하는데, 많은 청춘들은
그 봄날을 즐기고 있는데, 채해병은 그러지 못함에 얼마나 눈물을 쏟았는지 몰라.
채해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최고권력 앞에서 번번이 틀어 막히고 있는 이 상황, 앞으로도 얼마나
이 싸움이 이어질지 모르는 이 상황.
그럼에도 우리 해병대 선배들은 굴하지 않고 갈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겠니.

대한민국과 해병대에 충성한 채해병을 위해 대한민국과 해병대가 전부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해병대 답게 ‘안되면 될 때까지’ 우리는 싸워가겠네.

최고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명정대히 수사하고자 한 박정훈 대령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변호사 김규현 해병님, 또 함께 싸우고 있는
많은 선임 해병이 있다.

부끄러운 해병대 지휘관 임성근과 김계환, 그리고 수사외압을 가한 모든 자들이
처벌 받을거다.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박정훈 대령님의 약속이 이뤄지도록 우리는 안되면 될 때까지 싸울 것이고,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는다는 각오로 갈거다.

지난 이틀간, 모진 비바람에 분향소 천막이 날라가고, 기둥이 무너졌어도 우리는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는거 봤지? 그게 우리의 각오다. 선임 해병들을 믿고 기다려라.

1292기 후임 채수근 해병에게
해병대 예비역, 해병가족 일동

김재현 기자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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