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조사, 향후 수사 전망]
디올백 사용감 확인 마치고 결론 관측
도이치 2심 "전주=방조범" 판단 변수
'김정숙' '돈봉투' 야권 수사 속도 낼 듯
'디올백·도이치모터스 의혹' 사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향후 사법처리는 두 갈래로 이뤄질 전망이다. 비교적 사건 구조가 단순한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은 이르면 이달 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지만,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사건은 진행 중인 항소심 재판 경과를 살펴야 해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법조계에선,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이긴 하지만 야당이 촉구하던 김 여사 대면조사가 이뤄진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야권 관련 사건 수사도 속도를 낼 거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김 여사를 비공개 대면조사하며 확보한 진술을 검토하고 있는 검찰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선 해당 가방 실물에 대한 검증을 마치는 대로 수사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최근 대통령실에 보관 중인 가방 실물을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뒤 아직 제출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방을 확보해 일련번호를 확인해 최재영 목사가 선물한 것과 동일한지, 사용했던 흔적이 있는지 등만 확인하면 이달 내 사건 처리에 큰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건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공직자 배우자는 금지 규정만 있고 처벌 규정이 없어, 정치적·도의적 책임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책임은 지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고발장 접수 5개월 만인 올해 5월 해당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 인원을 보강하고 신속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3명이 증원된 수사팀은 최 목사와 대통령실 관계자 등 사건 관계인 조사를 모두 마쳤다. 이 혐의에 대해선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도이치 의혹 관련 검찰의 셈법은 복잡하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작전 세력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했고 김 여사가 '전주'(錢主) 역할로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4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듬해 12월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선 결론 내리지 않고, 권 전 회장 등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권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 여사 사법처리 향방을 좌우할 쟁점 중 하나는 두 달여 남은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 당시 전주 역할을 했던 손모씨에 대해 내리는 판단이다. 손씨는 1심에서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시세 조종에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동원됐다고 봤지만,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상태라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가 손씨를 '방조범'으로 보는지 여부에 따라 김 여사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검찰은 이달 2일 손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고, 9월 12일 선고 예정이다.
"김 여사 조사해라" 야권 조사 피할 명분 잃어
김 여사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선 "김 여사는 4년째 소환조사 한 번 안 했다"며 검찰을 비판했는데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민주당 의원 7명은 4차 소환통보서까지 받고도 출석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김 여사 조사를 한 마당에 야당 의원 조사를 머뭇거릴 이유는 없다"면서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야당 의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에 대한 의혹 수사에도 검찰이 더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인도 외유성 출장 의혹 외에도 청와대 경호원 수영 강습, 샤넬 재킷 및 장신구 대여 의혹 등으로 고발된 김정숙 여사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가 맡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가 수사 중인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특혜 채용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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