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1차 부검 결과와 같아
근로복지공단서 산재 여부 결정
전북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혼자 일하다 숨진 10대 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A씨 사망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 여부는 추후 A씨 유족이 신청하면 근로복지공단이 결정한다.
21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9일 국과수로부터 A(19)씨가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정밀 부검 결과를 받았다. 유족이 A씨 사망 원인으로 의심했던 황화수소는 검출되지 않았다.
A씨는 1차 부검 결과에서도 사인이 심장마비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유족은 줄곧 △2인 1조 작업 수행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점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사고 직후 산업안전보건공단 장비로 수차례 측정한 결과 황화수소는 검출되지 않았다"며 "회사 작업 지침상 설비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순찰은 2인 1조가 필수는 아니다"고 업무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 때문에 A씨 유족은 진상 규명과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지난 4일부터 회사 정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지난 7일 유족 측 요구에 따라 현장 재조사를 진행한 결과 황화수소가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사측은 재조사 직후 A씨 유족과 회사 정문 앞 분향소에서 만나 장례 절차와 사내 안전 매뉴얼 점검 등에 합의하고, 지난 8일 장례를 치렀다. A씨가 숨진 지 22일 만이었다.
전주페이퍼 관계자는 "A씨 유족에게 산재에 준하는 보상금을 지급했고, 추후 산재 처리 신청 시 필요한 서류 등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부검 결과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족이 아직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업계에 따르면 통상 노동자가 업무 중 사망하면 근로복지공단은 유족의 신청을 바탕으로 사망 원인·경위를 비롯한 업무 시간·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재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A씨는 지난달 16일 오전 9시 22분쯤 전주페이퍼 3층 설비실에서 혼자 기계 점검을 하다 숨졌다. 회사 기숙사에서 발견된 A씨 노트엔 '2024년 목표'와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등 생전 다짐과 계획이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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