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의체 가동, 10월 말 상생안 마련
배달앱 수수료 점검, 땡겨요 참여 주목
자율규제보다 강한 권고안 내놓을 듯
배달 플랫폼이 식당에게 내게 하는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띄우는 상생협의체에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 3사와 함께 제4의 업체인 땡겨요도 참여한다. 땡겨요가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배달앱 시장의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정부도 경제사령탑인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상생협의체에 힘을 실어 배달 업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는 이번 주 첫 모임을 시작으로 10월 상생 방안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이 협의체에 들어와 소상공인, 정부와 함께 상생 방안을 찾는다.
가장 집중할 의제는 중개·포장 수수료다. 정부는 배민이 8월부터 식당 주문을 이어준 대가로 받는 비용을 음식값의 6.8%에서 9.8%로 높인다고 하자 수수료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쿠팡이츠 9.8%, 요기요 12.5% 등이 먼저 높은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지만 업계 점유율 60%인 배민의 조치가 끼치는 파급력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배민은 7월 초 신규 입점 업체에 포장 수수료도 내도록 하고 있다. 배민이 2022년 12월 실시하던 포장 수수료 0원 대상을 기존 입점 업체로 축소한 것이다. 반면 쿠팡이츠는 배민과 같은 시기 도입한 포장 수수료 무료 조치의 대상에 신규 입점 업체를 계속 포함시키고 있다.
상생협의체 구성원인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2022년 1월 출시했는데 시장 점유율 1.5%(모바일인덱스 4월 월간 활성 이용자 기준)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을 내놓을 때도 모습을 드러냈던 땡겨요는 이번 협의체 참여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수수료율을 2%로 정한 땡겨요가 기존 배달앱 '빅3'에 자극제가 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배달에 대한 문제 의식,굉장히 강하다"
땡겨요가 시장 점유율을 키울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땡겨요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 배달앱 협약을 맺고 가격 할인 효과가 나는 지역페이·상품권 결제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광주 지역 소상공인 단체는 배민 탈퇴, 땡겨요 가입을 식당 점주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는 소상공인이 수수료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앱 시장을 흔들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땡겨요는 무료 배달,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배달앱 3사와 비교해 소비자를 끌어들일 당근이 적다는 회의론도 있다.
상생협의체의 격도 높아졌다. 기업 스스로 개선책을 내놓는 자율규제는 공정위가 주관하던 사안이지만 이번엔 기재부가 중심축 역할을 한다. 공정위 외에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면서 부처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기재부가 키를 쥐었다.
또 상생 방안은 자율규제보다 다소 강한 권고안 형태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자율규제는 강도가 약하고 기업이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비판을 감안해서다. 기재부는 앞서 상생협의체 출범 계획을 알리면서 "배달에 대한 문제 의식이 이전보다 굉장히 강하다"고 밝혔다.
상생 방안이 넓게는 자율규제 성격을 띠는 만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기재부가 나선다는 건 더 뚜렷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 업계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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