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감 위원장 "정경유착 고리 끊겼는지 의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22일 삼성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올해 회비를 납부할지 결론을 내리지 않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2023년 삼성을 포함한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은 형식상 한경협에 재합류했지만 현재 현대차 그룹만 회비를 낸 상태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 위원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회의서 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를 결론 내리지 못했다"며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은 한경협 스스로가 한번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시스템적으로 그게 가능한지를 검토해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협은 올해 4월 삼성 등 4대 그룹에 35억 원의 회비를 내달라고 했지만 아직 납부한 그룹은 현대차 그룹이 유일하다. 삼성은 준감위가 지난해 8월 한경협 가입을 두고 '정경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의 권고안을 담은 조건부 가입을 승인해 회비 납부 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 준감위가 한경협의 혁신 작업에 대해 사실상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SK, LG 등 다른 그룹의 회비 납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월 22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류진 한경협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4대 그룹의 활동과 회비 납입이 아직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에 "강요는 하지 않고 있지만 잘 해결될 듯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 위원장은 준감위 회의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7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는 그룹 전반에 관한 노사 문제를 논의했는데 괸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과 한경협 회비 납부 등은 논의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준감위가 회사에 건의할 수 있는 내용은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오늘 간담회 이후로 각 사에서 하나씩 절차를 밟아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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