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군대에 가지 않느냐" 오해받아
수영 대표팀, 무너진 경기장 테이프로 붙여서 훈련
공습경보 울리면 모든 훈련 중단하고 대피
"나는 무대에서 우크라이나의 목소리를 낼 겁니다."
우크라이나 브레이크 댄서 올렉 쿠즈니에초프가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선다. 쿠즈니에초프는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전에서 카테리나 파블렌코, 안나 포노마렌코와 함께 우크라이나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무대에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것이 나의 임무다. 사람들에게 우리가 아직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반드시 이길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조국을 대표해 승리하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쿠즈니에초프는 종종 오해를 받는다. 사람들은 그에게 "국가가 전쟁 중인데, 왜 군대에 가지 않느냐", "춤을 추지 않고 전쟁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싸우는 것도 우크라이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자신했다.
그래도 전쟁 중인 국가를 뒤로하고 연습하는 건 쉽지 않았다. 쿠즈니에초프는 "2년 6개월 동안 올림픽 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전쟁 때문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면서 "자신감이 없어질 때가 많았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스스로 주먹을 날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감정을 토로했다.
쿠즈니에초프뿐만 아니라 많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수영 대표팀은 폭격으로 무너져버린 훈련장에서 연습했다. 우크라이나 수영 국가대표 올렉산드로 젤티야코프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훈련장은 망신창이가 돼 있다. 깨져있는 유리창을 테이프로 붙인 후 훈련했다. 우리는 훈련하면서도 공격당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들은 훈련 중 공습이 시작되면 모든 것을 멈추고 지하실로 이동했다. 그는 "작년 3월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을 때, 내가 훈련 중이던 곳에도 공습경보가 울렸다. 우리는 곧장 밖으로 나가 대피소에 들어갔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수영 국가대표 데니스 케실도 "수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렸다. 굉음과 함께 내가 있던 수영장의 물이 극심하게 흔들렸다. 곧바로 밖으로 나와 보니 각종 파편이 떨어져 있었고, 창문 밖은 온통 까맣게 변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은 전쟁의 공포와 시련이 찾아와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게 우크라이나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며 "공습경보가 울리는데, 두려워 울기만 하면 안 된다. 우리는 각자 할 일을 하며 가족, 친구, 국가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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