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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입양한 신생아 숨지자 고양이 관에 담아 암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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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입양한 신생아 숨지자 고양이 관에 담아 암매장

입력
2024.07.24 15:08
수정
2024.07.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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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치사 혐의 30대 첫 재판
직업 없고 반려동물 16마리나 키워
입양기관 직원 사칭해 아기 데려와
아파도 병원 안 가...사망 후에도 방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오픈채팅방을 통해 신생아를 불법 입양하고는 숨지자 암매장한 3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일정한 직업이 없고 반려동물 16마리를 키워 아기를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았던 이 여성은 아기 시신마저 고양이 사체를 담는 나무관에 넣어 자신의 외할아버지 집 근처에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혐의로 기소된 A(34)씨는 24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종길)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2월 24일 동거남 B(29)씨와 함께 인터넷 오픈채팅방을 통해 생후 6일 된 신생아를 둔 미혼모 C씨에게 접근했다. C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홀로 아기를 키울 수 없어 출산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대신 키워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A씨 등은 입양기관 직원을 사칭해 C씨에게 “좋은 가정을 찾아 입양 보내겠다”고 말한 뒤 아기를 데려왔다.

아기는 다음 날 심한 기침을 하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하지만 A씨는 불법 입양 사실이 들통날까 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결국 아기는 생후 18일쯤인 3월 7일 새벽 숨졌다.

수사 결과 A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으로 양육할 여건이 되지 않은 데다 평소 고양이 14마리와 강아지 2마리 등 16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워 아기를 돌볼 형편이 아니었다. 아기가 숨을 거둔 뒤에도 3일간 방치했고, 시신마저 고양이 사체를 담는 나무관에 넣어 집에서 20㎞가량 떨어진 자신의 외할아버지 집 인근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함께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거남 B씨는 이날 숨진 아기의 부검결과서가 나오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B씨의 변호인은 “피고인 B씨가 피해아동의 보호자 지위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피해아동의 부검결과서를 아직 받지 못해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A씨의 범행은 보건복지부가 아동학대 예방차원에서 해마다 두 차례 실시하는 영∙유아 정기예방접종 기록 확인 과정에서 발각됐다. 복지부는 숨진 아기가 필수 예방접종을 받은 기록이 확인되지 않자, 친모가 살고 있는 대구 동구에 통보했다. 동구 아동청소년과 직원들은 곧바로 집을 방문했고, 아이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올 1월 경찰 등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친모 C씨는 지난 11일 아동복지법 위반(유기·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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