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 투명하게 공개해야” 압박
“국민 의지 반영되지 않아 깊은 우려”
미국 정부가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된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선 투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하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표한 대선 결과가 우리의 자체 분석 및 자료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점”이라며 “이런 불일치가 조속히 조사되고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당국자는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잠재적으로 새로운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선 결과를 완전히 공개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은 독재 가능성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제재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서 사업하는 셰브론 등 에너지 기업에 이미 허가한 제재 면제를 취소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당초 미국은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약속을 믿고 일부 제재를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브리핑에서 다른 고위당국자는 “억압이나 선거 조작에 가담하고 세부 선거구별 결과 발표 없이 (마두로 대통령을) 승자로 선언함으로써 마두로의 대리자는 자신이 발표한 선거 결과의 신뢰성을 스스로 박탈했다”며 “이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와 (실제) 투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 당국이 모든 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계해 그 정보를 야권 및 독립적인 참관인들과 즉시 공유해야 한다며 “그게 미국과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고, 시민단체의 개표 참관도 차단했다. 이에 베네수엘라 야권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공식 발표된 대선 결과에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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