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진과 경쟁하던 황위팅도 10대
'고교생 사격수' 오예진, 금메달 획득
스케이트보드 메달권 선수들은 모두 10대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대회 초반부터 10대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상대 맨 위에 오르는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프랑스어 앙팡 테리블은 '무서운 아이'란 뜻으로 특정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을 말할 때 주로 쓰인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대표적인 앙팡 테리블은 단연 2007년생인 사격의 반효진(대구체고)이다. 반효진은 만 16세 10개월 18일이 되던 29일(현지시간) 공기소총 여자 1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1988 서울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윤영숙(만 17세 21일)이 남긴 역대 한국 선수 하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 기록을 36년 만에 새로 쓴 것이다. 반효진은 한국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결선 경기에서 어린 나이답지 않은 담대함과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1위를 달리고 있던 반효진은 마지막 두 발에서 모두 9점대를 쏴 251.8점으로 황위팅(중국)에게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슛오프에서 10.4점을 기록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반효진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황위팅도 2006년생 10대 선수다. 그는 2022년 중국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된 후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 선수단의 또 다른 앙팡 테리블은 19세 고교생 사수 오예진(IBK기업은행)이다. 오예진은 이번 대회 공기 권총 여자 10m에서 깜짝 금메달(243.2점)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은 이날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50m 권총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선 신기록을 작성했다.
오예진이 출전한 종목은 유독 어린 금메달리스트가 많이 배출돼 왔다.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여갑순이 18세의 나이로, 2012 런던에서는 김장미가 20세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진종오 은퇴 이후 주춤했던 한국 사격은 이들 앙팡 테리블들의 활약 덕분에 대회 사흘 만에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번 대회에는 반효진·오예진 못지않은 해외 앙팡 테리블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2009년생 일본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요시자와 코코는 만 14세 10개월에 올림픽 금메달(272.75점)을 획득했다. 요시자와는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본격적으로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했지만 2021년 일본 선수권 대회에 나가 5위에 오른 뒤 3년 만에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요시자와 외에도 스케이트보드 종목에는 어린 10대 선수들이 많다. 2위를 차지한 일본 선수 아카마 리즈(265.95점)도 15세, 3위를 차지한 브라질 선수 하이사 레알(253.37점)도 16세밖에 되지 않았다.
29일 마무리된 수영 여자 400m 개인 혼영에서도 10대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캐나다 국가대표인 2006년생 서머 매킨토시는 이날 2위와 5초 이상 차이로 여유 있게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28일 수영 여자 400m 자유형에서는 은메달을 따내며 파리 올림픽 깜짝 스타로 거듭났다.
2007년생인 미국 수영 국가대표 토머스 하일먼도 주목할 만한 10대 선수다. 그는 15세로 2000 시드니 올림픽에 나섰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이후 최연소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하일먼은 지난달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목을 끌었고 이번 대회에서는 접영 200m와 100m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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