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하페즈 "피스트엔 2명 아닌 3명이 있었다"
격려 봇물 속 '무리한 출전' 비판도
펜싱 여자 사브르 국가대표 전하영(서울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16강에서 상대했던 이집트 검객 나다 하페즈가 임신 7개월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예비 엄마의 힘’에 대한 세계 펜싱 팬들의 격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무리한 도전’이란 비판도 흘러나왔다.
하페즈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신 7개월의 올림픽 선수’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피스트에 두 명의 선수가 올라간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3명이었다”며 “나와 상대 선수, 그리고 아직 세상에 오지 않은 내 작은 아기가 함께했다”고 밝혔다.
예비 엄마로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뜻도 전했다. 하페즈는 “내 아기와 나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과정을 겪었다”면서도 “그래도 삶과 스포츠의 균형을 맞추는 건 충분히 가치가 있었고 16강 진출에 대한 자부심이 내 존재감을 드러내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과 가족의 신뢰가 있었기에 운 좋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나선 하페즈는 32강에서 엘리자베스 타타코브스키(미국)를 꺾었지만, 전날 16강에서 전하영에게 7-15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이날 하페즈가 임신 소식을 알린 SNS 게시물엔 스포츠 전문 매체 유로스포츠가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댓글을 남기는 등 그의 투지에 대한 격려가 이어졌다.
다만 그의 계정에서는 논쟁도 벌어졌다. 한 팬이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어떻게 임신 7개월에 메달을 딸 거라고 예상했느냐”는 댓글을 남기자, 해당 댓글을 두고 뜨거운 찬반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격렬한 움직임이 있는 종목에서 최상의 기량을 내기 어려운 데다 태아 건강에도 좋지 않을 거란 주장들과 여성의 위대함을 보여 준 모습이라는 찬사가 엇갈린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사격 김윤미가 2010년 중국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임신 7개월 상태로 대회에 나선 적이 있다. 다만 김윤미는 당시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에 출전 가능했으나 반동과 소음이 심한 화약총을 잡지 않기로 하며 10m 공기권총에만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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