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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살인' 피의자, 도검 소지자 대상 경찰 '정신 감정' 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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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도 살인' 피의자, 도검 소지자 대상 경찰 '정신 감정' 안 받았다

입력
2024.07.30 19:36
수정
2024.07.3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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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매년 도검 소지자 대상 점검 진행
물량 많아 올해는 1996~2000년 건만
올해 초 발부받은 피의자는 대상 아냐

경찰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은평구에서 이웃을 일본도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도검 소유주를 대상으로 매년 경찰이 실시하는 정신 감정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신이상자의 도검 소유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올해도 6월부터 착수했는데, 올해 초 허가증을 받은 피의자는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친분이 없는 이웃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피의자 A(37)씨는 올해 1월 칼날 길이 70㎝가량(전체 길이 120㎝)의 도검 소지 허가증을 받았다. 총포화약법상 칼날 15㎝ 이상의 도검을 구입하려면 인근 경찰서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청인이 운전면허가 있다면 신체·정신 건강 검사서 등을 별도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 3년마다 소지 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총포와 달리 도검은 갱신 의무도 없다.

대신 경찰은 알코올·마약중독자나 정신질환자, 전과자가 도검을 소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6~8월 일제 점검을 진행한다. 소유주가 도검을 직접 경찰서에 들고 가 면담하는 방식으로, 경찰은 이때 도검 개조 여부나 소유주의 정신 건강 등을 확인한다.

그러나 A씨는 올해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올해 점검은 1996~2000년에 도검소지 허가증을 발부받은 이들에 한해 이뤄진 탓이다. 경찰 관계자는 "위험성이 크고 허가 건수도 적은 총기류는 전체 건수를 점검하지만, 도검이나 석궁 등은 보유 수량이 많아 (일제 점검을) 연도별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A씨가 평소에도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A씨는 아파트 시설을 이용하던 중 돌연 혼자 욕을 하거나, 도검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자루를 들고 다니며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아이들에게 "칼싸움하자"고 말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 조사 중에도 A씨는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아파트 주민인 피해자 B(43)씨는 산책 도중 A씨와 마주친 게 전부로, 개인적 친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은평구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B씨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으나, 사건 발생 한 시간 뒤 자택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의 정신병력 여부 등 정확한 범행 경위를 확인하고,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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