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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금·은에 소름 돋아”…김주형·안병훈, 골프도 동반 메달로 애국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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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금·은에 소름 돋아”…김주형·안병훈, 골프도 동반 메달로 애국가 울린다

입력
2024.07.31 14:39
수정
2024.07.31 14:5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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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남자골프 1일부터 시작
PGA 투어서 활약 중인 김주형, 안병훈 출격
"메달 3개 중 2개 따 같이 시상대 서겠다"
한국 선수단 선전에 큰 힘 얻어
"다른 나라 국가 아닌 애국가 듣고 싶어"

남자골프 국가대표 안병훈(왼쪽)과 김주형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 골프 나쇼날에서 연습을 마친 뒤 2024 파리 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파리=김지섭 기자

남자골프 국가대표 안병훈(왼쪽)과 김주형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 골프 나쇼날에서 연습을 마친 뒤 2024 파리 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파리=김지섭 기자

“사격 공기소총에서 2명이 동시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을 때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대형 사고’를 친 사격을 보고 힘을 얻은 한국 남자골프가 8월 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 골프 나셔널(파71)에서 ‘금빛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20위 김주형과 32위 안병훈이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 골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연습 라운드 중인 안병훈과 김주형. 파리=서재훈 기자

연습 라운드 중인 안병훈과 김주형. 파리=서재훈 기자

결전을 이틀 앞둔 30일 연습 라운드를 마치고 현장에서 만난 ‘코리안 듀오’는 타는 듯한 더위에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서인지 표정이 밝았다. 김주형은 “몸 상태가 괜찮고, 대회 준비도 잘한 것 같다”며 “계속 컨디션을 올려 좋은 경기력으로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안병훈 역시 “어디 아픈 곳 없고, 컨디션도 좋다”고 자신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들에게 해외 대회 환경은 익숙하다. 시차도 크지 않아 현지 적응도 수월하다. 김주형은 22일 영국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디오픈을 치르고 영국에 머물다가 26일 파리로 넘어왔고, 안병훈은 29일 결전지에 입성했다.

파리 올림픽 골프장은 김주형과 안병훈이 한 번씩 경험해 본 코스다. 김주형은 지난해 이 장소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카주오픈에서 공동 6위로 좋은 성적을 냈다. 안병훈은 2015년 프랑스 오픈에서 공동 20위에 올랐다. 김형태 대표팀 코치는 “어려운 코스지만 본인들이 잘 쳤던 골프장에 대한 기억은 무시 못한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이 태극기를 가리키고 있다. 파리=김지섭 기자

김주형이 태극기를 가리키고 있다. 파리=김지섭 기자

둘 모두에게 태극마크는 특별하다. PGA 통산 3승을 거둔 김주형은 어렸을 때부터 해외 대회를 뛰느라 아마추어 시절에도 국가대표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옷과 모자에 태극마크를 새기고 대회를 뛰는 김주형은 “프로 생활을 일찍 시작해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며 “올림픽에 나가는 건 영광이고 평생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병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국가대표로 두 번째 올림픽에 나간다. 리우 올림픽 때 공동 11위에 올랐는데, 이 순위는 아직 남자골프 역대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 안병훈은 “김주형, 임성재 등 나보다 어리고 잘 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 사이에 내가 들어왔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안병훈. 파리=김지섭 기자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안병훈. 파리=김지섭 기자

한중 탁구 올림픽 메달리스트 부부 안재형, 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부모님이 유럽 여행을 하고 이번 주에 직접 경기를 보러 오신다. 부모님의 메달은 집 금고에 있는데, 10세 때쯤 살면서 딱 한 번 봤다. 주변 사람들도 본 적 없을 것”이라며 웃은 뒤 “부모님 성격상 밖에 내놓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는데, 아들 자랑은 많이 하신다. 내가 메달을 따면 그 메달은 밖에 내놓고 자랑하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평소에는 본인 경기만 신경 쓰느라 다른 종목을 챙겨볼 여유가 없지만 올림픽은 특별한 소속감이 생긴다. 국가대표 동료들의 경기를 틈틈이 챙겨보며 응원을 보낸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때는 국가대표 동료로 기분이 좋고, 성적이 안 좋을 땐 같이 마음 아파한다. 파리 올림픽은 당초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목표를 이미 넘어선 만큼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안병훈은 “항상 금메달을 따는 양궁도 정말 대단하지만 이번에 사격에서 동시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을 때 너무 소름 돋았다. 스포츠가 주는 감동 덕분에 나도 많은 힘을 얻었다”며 “파리 올림픽에 금메달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골프도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주형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하지만 하이라이트로 챙겨보면서 좋은 동기부여를 받고 있다”면서 “(안) 병훈이 형이랑 둘이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메달 색과 상관없이 3개 중 2개를 따서 같이 시상대에 서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주형(왼쪽)과 안병훈이 30일 훈련을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김주형(왼쪽)과 안병훈이 30일 훈련을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이왕 잡은 메달 목표는 ‘금빛’이다. 김주형은 “메달을 따는 것만 해도 영광스럽지만 그래도 시상대에 섰을 때 다른 국가를 듣는다면 힘들 것 같다”며 “원래 대회 전 목표를 물어보면 ‘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늘 답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금메달을 따서 애국가를 듣고 싶다”고 다짐했다. 안병훈은 “3등 이내 아니면 의미 없는 대회”라며 “금메달을 노리는 기회가 마지막 날까지 왔으면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파리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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