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지도부, 이란 수도 테헤란서 기자회견
"이스마일 하니예 방, 미사일에 직접 맞았다"
네타냐후, '하니예 암살' 구체적 언급은 안 해
"적들에 중대 타격... 모든 시나리오 대비 중"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숨진 것과 관련해 하마스가 "미사일이 하니예를 직접 타격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니예 사망 이후 첫 입장을 발표했지만,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삼갔다. 다만 이란과의 확전을 염두에 둔 듯 "이스라엘은 '악의 축'과 실존적 전쟁을 하고 있으며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 "이스라엘 미사일에 하니예 방 파괴"
중동권 알자지라방송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에 따르면 하마스의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는 이날 오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미사일은 하니예를 직접 타격했으며, 미사일로 인해 하니예 방(거처)의 창문, 문, 벽이 모두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협상을 원하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고 싶어 할 뿐"이라며 "이란, 레바논 등은 이 문제를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간,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 고위 인사 푸아드 슈크르의 시신이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작전 계획 고문인 슈크르는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공습을 받았는데, 이스라엘이 그의 사망 사실을 공개한 직후엔 이를 확인하지 않다가 뒤늦게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이스라엘은 해당 공격과 관련, 지난달 27일 자국 점령지인 골란고원 내 축구장을 헤즈볼라가 폭격해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을 숨지게 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네타냐후 "전쟁에는 시간·인내심 요구"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텔아비브의 이스라엘방위군(IDF) 본부에서 안보 내각 회의를 마친 뒤, TV연설을 통해 최근 IDF의 여러 공격 작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니예 사망 이후 첫 공개 언급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3대 친(親)이란 세력에게 중대한 타격(Crushing Blows)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지휘관 무함마드 데이프를 겨냥한 공격 △예멘 후티 반군이 통치하는 예멘 북부 항구도시 호데이다 공습 △슈크르 공격 등 최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일일이 언급했다. 그러나 하니예 암살 건은 별도로 거론하지 않았다. 하니예 사망 이후 이스라엘은 관련 책임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입장을 취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베이루트 공격 이후 사방에서 위협이 울려 퍼지며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고, 모든 위협에 맞서 단결하고 결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전쟁을 끝내라'는 대내외적 압박이 컸지만 결국 굴복하지 않았기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한 뒤, "전쟁에는 시간이 걸리고 이스라엘 시민들의 인내심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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