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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탄핵 방통위원장' 이진숙 "거대 야당 횡포에 당당히 맞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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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탄핵 방통위원장' 이진숙 "거대 야당 횡포에 당당히 맞서겠다"

입력
2024.08.02 18:12
수정
2024.08.05 12:20
0 0

사퇴 않고 헌재 결정 기다리기로
"탄핵 부당함, 탄핵심판 과정서 밝혀질 것”
건강 문제로 서울 시내 병원에 입원 중
방통위, 또다시 '식물 상태'...업무 마비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취임 사흘 만인 2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업무가 마비될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이 위원장은 2008년 방통위가 출범한 이후 최초로 탄핵 소추된 위원장이 됐다. 전임 위원장들인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은 탄핵안의 국회 표결 직전에 자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직무 정지 상태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최종 결정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진숙, 병원에 입원 중... 국회에 불출석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방통위원장으로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횡포에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면서 “탄핵소추의 부당함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현안 질의에 건강상의 사유를 들어 불출석했으며, 서울 시내 병원에 입원 중이다. 탄핵안 통과와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 이 위원장은 기본급은 받지만, 업무추진비는 수령하지 못한다. 방통위 사무처로부터 업무 지원도 받을 수 없다. 이 위원장이 직무 정지 상태가 되면서 김태규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으며 방통위는 또다시 상임위원 1인 체제가 됐다. 대통령 직속 합의기구인 방통위의 상임위원 정수는 5명이며, 상임위원 1명으로는 아무런 안건도 처리할 수 없다.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기구가 된 셈이다.

이 위원장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소집해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추천·임명안,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과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임명안, EBS 이사 지원자 국민 의견수렴 절차 개시안 등을 의결했다. 탄핵안 표결 전 2명 체제일 때 의결을 마치기 위해서였다.

이 위원장은 “2023년 11월 이후 방통위원장과 부위원장에 대한 세 차례의 탄핵 시도와 세 번의 자진 사퇴가 있었다”며 “전임 위원장·부위원장의 사퇴는 정략적 탄핵으로 인해 방통위의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희생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탄핵소추와 자진사퇴’의 악순환을 더 이상 지속할 수는 없다”면서 “이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직무정지로 기본급은 받고 업무추진비는 못 받아

2일 국회에서 탄핵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2일 국회에서 탄핵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은 '방송장악 국회 청문회' 등을 하겠다는 입장인데, 이 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한다고 해도 개인 자격으로 답변해야 한다. 방통위 역시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EBS 이사 임명, 구글 인앱결제 과징금 부과, 네이버 알고리즘 실태조사 발표 등 정책 업무가 중단된 채 청문회 등을 치러야 한다.

이 위원장은 “초유의 방통위원장 탄핵 사태로 인해 방송통신 정책에 공백이 생기는 일이 최소화되기를 바라며 헌재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방통위가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송 장악을 위한 여야의 힘겨루기 탓에 윤석열 정부 들어 방통위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한상혁 전 위원장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을 받다 면직됐고, 김효재 전 위원장 직무대행,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 이상인 전 위원장 직무대행 등으로 수장이 수시로 바뀌며 흔들렸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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