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빛 발차기의 향연이 시작된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은메달 1, 동메달 2) 수모를 겪었던 한국 태권도는 박태준(남자 58㎏급), 서건우(남자 80㎏이상급), 김유진(여자 57㎏급), 이다빈(여자 67㎏이상급) 등 4명의 태극전사가 7일부터 종주국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한국 펜싱의 매서운 칼끝을 자랑한 그랑팔레 경기장에서 이번에는 태권도 종주국의 금빛 발차기를 선보일 차례다. 태권도에서 금빛이 쏟아지면 한국 선수단은 2012 런던 대회(5위·금 13 은 9 동 9) 이후 원정 올림픽 최고 성적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게 된다.
첫 번째 주자는 박태준(20·경희대)이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그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이 체급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국가당 체급별 1명만 출전해야 하기에 이 체급의 한국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을 '서바이벌'로 물리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태준과 장준은 지난 2월 제주에서 3전 2승제의 선발전을 치른 것.
이 체급은 2012 런던 대회에서 이대훈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김태훈과 장준이 각각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박태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비올림픽 체급인 남자 54kg급에서 정상에 올랐다. 2022년 10월 세계태권도연맹(WT)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은메달리스트를 연이어 격파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박태준은 지난달 파리로 출국하기 전 "상대 선수가 당황할 수 있는 다양한 작전을 짰다"며 "경쟁 선수들을 잘 분석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은 8일 여자 57kg급에서 16년 만에 메달을 노린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대회 때 정재은이 금메달을 딴 이후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대회에서 각각 장지원과 임수정이 '금맥'을 이어왔다. 3개 대회 연속 금빛 메달이 이어지더니 2012 런던과 2016 리우, 2020 도쿄 대회에선 메달 자체가 나오지 않아 김유진의 어깨가 무겁다.
서건우(21·한국체대)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 80kg초과급에 도전한다. 한국 태권도는 그간 올림픽에 중량급 선수를 파견하지 못했다. 초창기 국가별 올림픽 태권도 출전 종목에 제한이 있어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컸던 경량급이나 최중량급에 선수들을 파견해서다. 서건우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 태권도가 남자 중량급에서도 강하다는 걸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지난해 12월 열린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오르며 파리행 티켓을 획득했는데, 당시 도쿄 올림픽 은·동메달리스트를 차례로 제압해 메달 전망이 밝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이다빈(28·서울시청)이 출격한다. 이다빈은 2019 세계선수권과 2016 아시아선수권, 2018 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해 올림픽 금메달만 획득하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다만 첫 올림픽 도전 무대였던 2020 도쿄 대회 땐 부상으로 인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파리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해 이 체급 최고의 선수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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