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출, 12개월 연속 월 최대실적 경신
미국 침체 시 수출 감소→경기 부진
중동 위기에 국제유가 불안
중국 경제 부진에 더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이 주저앉고 물가마저 다시 뛸 수 있어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 경기둔화 우려 부각으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최근 국제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미국 경제는 2분기 경제 성장률이 2.8%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고용‧제조업 관련 지수가 얼어붙으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졌다. 7월 미국의 고용지수(43.4)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45.4)보다 낮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확장 국면이 지속되던 미국 경제가 부진의 변곡점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분기 성장률도 소비는 평균 이하인 가운데 투자가 끌어올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둔화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다. 당장의 위험은 대미(對美) 수출액 감소다. 그간 미국경제 호황이 이어지면서 대미 수출액은 지난달(101억8,000만 달러)까지 12개월 연속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7%까지 상승(지난달 기준‧2018년은 12%)한 미국 수출이 고꾸라질 경우 하반기 경기 회복세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분기 1.3% 깜짝 성장한 뒤 2분기엔 역성장(-0.2%)했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비교적 잠잠한 물가도 여전한 복병이다. 7월 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 전달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린 석유류 값이 8.4% 뛰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 상승폭은 2020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향후 불씨도 여전하다. 자국 영토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자 사망 사건에 대해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 의사를 밝히면서 중동 지역 내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어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정학적 위기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며 “올해 4월 가격(배럴당 90달러 초반‧두바이유 기준)까지 상단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2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9.2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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