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수-민병두에 이어 또 3선 출신
공천 탈락 후 연봉 4억 원장 자리 꿰차
직원 50명 남짓 조직에 연봉은 4억 원 안팎인 보험연수원 원장 자리에 또다시 3선 의원 출신 정치인이 내정됐다. 세 번 연속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자리를 꿰차는 셈이다.
보험연수원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는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제19대 보험연수원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의했다고 6일 밝혔다. 원추위는 "보험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교육기관인 보험연수원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원추위는 생명보험사 3곳(삼성·한화·교보생명)과 손해보험사 3곳(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및 외부 학계 위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보험연수원은 1965년 보험사들이 출자해 설립한 보험 전문 연수기관으로, 직원 40~50명 규모의 작은 기관인 데 반해 원장은 3년 임기를 보장받으며 연봉이 4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금융감독원 보험업권 국장급 출신이 주로 원장직을 맡아왔으나, 2018년부터 달라졌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이던 정희수 전 원장이 20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원장직을 맡았고,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민병두 전 원장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불출마한 뒤 2021년 원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번에 내정된 하태경 전 의원은 올해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했다. 사실상 정권의 '자기 사람 챙기는 자리'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민병두 원장 임기는 올해 1월 끝났지만 7개월 동안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원장직을 유지해왔다. 4월 총선 후 여당이 낙선자나, 공천 탈락자들을 위해 비워둔 여러 자리 중 하나라는 말이 공공연했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한국거래소 산하 정보기술(IT) 전문기관인 코스콤 사장으로 내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이 자리도 거의 8개월 간 인선이 미뤄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연수원장에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인들이 잇따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조직 규모나 업무량에 비해 연봉이 높은 '꿀보직 자리'여서 챙겨줄 사람 앉히는 자리가 돼버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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