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 쿠슈니르, 5월 수감→7월 사망
"평범한 반전 운동가에 관심 가져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 온 러시아 피아니스트 파벨 쿠슈니르(40)가 옥중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 맞은 죽음이었다. 인권단체들은 '정치적 이유로 수감됐으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안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전 게시물 올렸다가 수감된 러 피아니스트
5일(현지시간) 독일 타게스샤우,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슈니르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비로비잔 구금센터에서 지난달 28일 숨졌다.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등에서 수학한 실력자인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전 게시물을 온라인에 올려 왔다. 그러다 올해 5월, 테러 활동 선동 등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 재판을 통한 확정 판결에 앞서 비로비잔 구금센터로 이송된 쿠슈니르는 옥중에서 단식 투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사망 이후'에야 공개됐다. 쿠슈니르의 수감 자체에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건강 상태 확인은 물론, 러시아 당국에 대한 감시 및 비판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베리아에서 활동하는 정치인 스베틀라나 카베르지나는 쿠슈니르가 반(反)체제 네트워크에 속하지 않은 탓에 관련 정보도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의 사건을 몰랐기에 변호사를 보내지도, 지지 편지를 쓰지도, 그의 희생을 말리지도 못했다"고 탄식했다.
"국제사회 관심, '이벤트'에만 집중돼선 안 돼"
이 때문에 '무명의 반전 활동가' 수감 실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정치적 박해를 감시하는 인권단체 OVD-인포는 쿠슈니르와 같은 수감자 수를 1,300명 이상으로, 또 다른 인권단체 메모리얼은 333명 정도로 각각 파악하고 있다. 수감자 규모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반정부 인사 탄압이 거세졌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해외 망명 중인 정치학자 표도르 크라셰니니코프는 "러시아에는 평범한 반전 운동가가 많고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이) 즐거운 행사(1일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 간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수감자 교환)에만 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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