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말리 정부군·러시아 용병, 반군에 피해
'우크라 지원' 가능성 제기되며 말리 정부 '분노'
"외교 관계 단절" 발표... 우크라 "유감스럽다"
군사 정부가 들어선 서아프리카 말리가 1992년부터 이어 온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관계를 돌연 단절했다. 최근 말리 정부군과 이들에게 협력하는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반군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반군에 도움을 줬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이 아프리카 대륙에까지 뻗친 셈이다.
말리에는 2020년 8월, 2021년 5월 두 차례 쿠데타를 통해 아시미 고이타 대령을 수반으로 하는 군정이 들어섰다. 이후 정부는 프랑스군 및 유엔평화유지군을 차례로 철수시킨 뒤 바그너그룹과 손잡고 투아레그족 반군 등을 소탕하는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말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단교를 결정하게 만든 사건은 지난달 25일 알제리와 접한 말리 북부 틴자우아텐 지역에서 발생했다. 투아레그족 반군 및 이들과 연계한 조직은 며칠간 이어진 전투를 통해 정부군 47명, 바그너 용병 84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반군 측은 매복 공격을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의 안드리 유소프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말리 반군 측은) 러시아 전범들에 대한 성공적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었다"고 발언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투아레그족 반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다.
이에 말리 정부는 4일 밤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관계를 즉각 단절한다"고 밝혔다. 압둘라예 마이가 정부 대변인은 "우리 군인들의 사망을 초래한 무장 테러 단체의 야만적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관여했음을 인정한 데 따른 조치"라며 "우크라이나의 행동은 말리 주권을 침해한, 용납할 수 없는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5일 "근시안적이고 성급하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말리 정부를 비판했다. 관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증거 또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우크라이나가 '국제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있다는 말리 정부의 비난에 대해서도 "테러를 벌이는 건 바그너그룹"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와 말리 반군의 협력 여부·방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기반 싱크탱크 수판센터의 와심 나스르 수석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말리 정부군에 대한 공격에 직접 개입했다기보다는 반군 측에 재정 지원 및 군사 훈련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말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비판 및 말리 안정 보장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